스포츠뱅글,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반한 야구공 팔찌로 미국·유럽시장 도전

입력 2015-10-16 07:00
수정 2015-10-21 14:09
김낙훈의 현장속으로

스포츠뱅글, 직원 두 명으로 해외시장 뚫은 비결은 '온라인 마케팅'

무역협회 '트레이드코리아' 등 활용…인력·비용 부담 없이 해외 개척

대화기기, 멕시코 바이어와 연결…의료기기 150만달러 수출 계약

(주)두하는 이란 시장 첫 진출…PVC데코시트 20만달러어치 공급


[ 김낙훈 기자 ]
글로벌 시대다. 기업들이 내수시장에만 의존해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적은 인력으로 해외 시장을 뚫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해외 전시회에 제품을 출품하는 게 효과적이긴 하지만 비용과 인력, 시간이 많이 든다. 간편하게 해외 바이어에게 회사나 제품을 소개할 수는 없을까.

경기 안산대학 내에 있는 스포츠뱅글(사장 배상혁). 임직원은 사장과 종업원 한 명이 전부다. 하지만 이 회사는 올봄 ‘에이볼(ABALL)’ 15만개를 1년 동안 일본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에이볼은 팔뚝에 찰 수 있는 야구공 모양의 액세서리다. 스타 플레이어의 사인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일본 바이어는 이 팔찌를 인기 프로야구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스’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일본 시장을 뚫을 수 있었던 것은 작년에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도쿄선물용품전에 출품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일본의 대표적 완구 및 게임 유통업체인 반다이의 자회사 스카이제이(SKY-J) 관계자가 제품을 봤고 그 뒤 관심이 있다고 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지속적인 연락 끝에 배상혁 사장이 한 차례 일본 출장을 다녀왔고, 일본 바이어가 방한해 미팅을 하면서 수출 물량을 확정했다. 스포츠뱅글은 스카이제이에 일본 독점판매권을 준 상태다.


○확산되는 中企의 온라인 해외 시장 개척

스포츠뱅글은 야구공 모양의 팔찌를 비롯해 농구공 축구공 럭비공 테니스공 등 다양한 형태의 공을 바탕으로 한 액세서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미주 유럽 시장 등을 공략할 생각이다. 하지만 세계 각지를 다니며 마케팅하기가 힘들다. 인원도 없거니와 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배 사장은 “무역협회가 개설한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 트레이드코리아(tradeKorea.com)와 케이몰24(Kmall24.com)를 적극 활용해 해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트레이드코리아를 활용하고 있는 스포츠뱅글은 연내 케이몰24에도 등록할 예정이다. 이같이 중소기업들이 온라인망을 이용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에 있는 의료기기업체인 대화기기는 온라인을 통해 멕시코 시장을 뚫고 있다. 이 회사의 배민수 과장은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해 멕시코 바이어와 연결돼 중환黴퓻【?사용하는 인퓨전펌프를 지난해 150만달러어치 수출했고, 200만달러의 추가 수출상담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퓨전펌프는 중환자에게 정량의 의약품을 정확하게 주입할 수 있는 기기다.

충북 진천의 PVC데코시트업체 (주)두하는 그동안 터키 중국 등지에 연간 200만달러 이상을 수출했는데 이란과는 거래가 없었다. 이 회사 역시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해 이란 바이어와 연결됐다. 안덕기 두하 부장은 “이란에 첫 수출로 20만달러어치를 선적했고 지속적으로 수출하기 위한 상담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아용 종이가구업체인 그린가이아는 트레이드코리아와 케이몰24를 통해 홍콩 시장을 개척했고, 입체식 비데 및 욕실 설비업체인 쿼스는 파키스탄 시장을 뚫었다. 온라인을 통해 해외 바이어와 연결된 뒤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수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트레이드코리아’와 ‘케이몰24’가 쌍두마차

무역협회는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B2B(기업 간 거래) 사이트인 트레이드코리아와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사이트인 케이몰24를 운영하고 있다. B2B 사이트는 기업 간 대량 거래를 위해 기업 및 제품을 소개하는 곳이고, B2C 사이트는 해외 소비자에게 제품을 직접 팔기 위한 플랫폼이다.

트레이드코리아에 가입한 기업은 지난 9월 말을 기준으로 약 20만5000개이며, 이 중 국내 기업이 절반인 10만3000개다. 케이몰24는 작년 6월 문을 열었다. 등록 제품 수는 1500개사가 올린 1만5000개로 지난해 개통 당시 1500개에 비해 10배로 늘었다. 연내 등록 상품 수는 1만70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있다. 이 사이트 방문객은 미국이 55%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아시아, 캐나다, 호주, 유럽이 잇고 있다.

최원호 무역협회 e비즈니스본부장(상무)은 “온라인 해외 판매를 하려면 직접 외국어 쇼핑몰을 운영하거나 이베이, 아마존 등 해외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면 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입점 절차가 까다롭다”며 “케이몰24는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를 원하는 중소기업의 첫 진출을 지원하는 사이트”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 입점 업체 중 70% 이상이 온라인 해외 직판을 처음 시도하는 업체”라고 덧붙였다. 이들 기업 중에는 종업원 5명 이하의 소기업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몰24는 영어·중국어·일본어 3개국어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쇼핑몰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언어권별 글로벌 마케팅, 배송, 결제 및 해외 고객관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아마존, 티몰글로벌, 아마존재팬, 아이겟몰(중국 충칭 보세무역구 운영 온라인 해외직구 쇼핑몰) 등 유명 해외 온라인 쇼핑몰과 연계해 입점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지원도 병행

무역협회는 ‘옴니채널 마케팅’을 통한 전방위 시장 진출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마케팅의 장점을 결합해 해외 주요 전략 시장(중국, 동남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코엑스 내 ‘e-Biz 서비스 플라자’를 개설해 전시컨벤션 방문 외국인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다. 협회 해외 지부를 활용해 해외 현지 오프라인 판매도 추진할 예정이다. 트레이드코리아 입점 기업 중 우수 제품을 대상으로 해외 전문 전시회에 출품하고 바이어 초청 국내 상담회도 지원할 계획이다.

유망 소비재에 코리안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여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K+(케이플러스)’ 인증제도를 도입, 현재 100개사 170개 제품을 선정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지원 중이다. 중국산 모조품과 구별할 수 있도록 ‘한국산 정품인증사업’도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 5년 내 두 배 이상 확대”

이동복 무역협회 e비즈니스본부 실장은 “전 세계 온라인 전자상거래 시장(B2C)은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간 1조600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에는 두 배가 넘는 3조4000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온라인 쇼핑몰을 활용한 수출은 이제 시작 단계다.

이 실장은 “한국 소비자의 해외직구 금액은 2010년 2억7000만달러에서 2014년 15억5000만달러로 대폭 증가했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 소비자 대상으로 직접 판매한 금액은 2014년 약 2800만달러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구액이 국내 기업 해외 직판액의 55배에 달하는 셈이다. 중소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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