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의 마법
애덤 모건·마크 바든 지음 / 이종인 옮김 / 세종서적 / 432쪽 / 1만7000원
[ 송태형 기자 ]
몇 년 전 미국에선 ‘믹 재거 따라 하기’ 놀이가 크게 유행했다. 규칙은 간단하다. 누군가 당신에게 놀이에 참여하라고 말하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롤링 스톤즈의 리드 싱어 믹 재거가 공연하는 모습을 가능한 한 비슷하게 흉내 내야 한다. 믹 재거의 트레이드 마크인 그의 독특한 무대 스타일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롤링 스톤즈가 그룹 활동을 시작했을 때 그들은 아주 비좁은 장소에서 공연했다. 밴드 장비를 설치하고 나면 믹 재거가 공연할 수 있는 공간은 겨우 테이블 하나 정도만 남아 있었다. 뭔가 돌파하려는 야망을 품은 그는 좁디좁은 환경에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알아냈다. 욕망과 공간의 제약을 멋지게 조합해 독창적이고 매혹적인 움직임을 찾아낸 것이다.
‘도전자 브랜드’의 개념을 마케팅 분야에 도입한 베스트셀러 《1등 브랜드와 싸워 이기는 전략(Eating the Big Fish)》의 저자 애덤 모건은 ‘제약의 아름다운 힘’에 주목하고 동료인 마크 바든과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은 사람들이 제약에 반응하는 유형을 세 종류로 나눴다. 제약에 직면하면 심한 피해의식을 느끼며 자신의 야망을 축소하는 ‘피해자’, 야망을 축소하기 거부하고 제약을 피해 어떻게든 그 야망을 실현하는 다른 방법을 찾는 ‘적응자’, 제약을 잘 활용해 획기적이고 새로운 접근 방법과 해결안을 찾아내는 ‘개혁자’다.
모건이 세계적 그래픽 디자이너 마이클 비에루트와 인터뷰할 때 세 가지 유형을 얘기하자, 비에루트는 대안적 해석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내부에 세 가지 유형이 모두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도 어려운 제약을 가진 프로젝트를 맡으면, 세 유형을 단계별로 거쳐가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은 모건의 연구에 중요한 전환을 가져왔다. 세 유형은 고정된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이다. 타고난 피해자는 없으며 누구나 피해자에서 개혁자로 변모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다. 모건은 나이키 이케아 유니레버 등 제약을 하나의 기회로 보고 그것을 자극으로 삼아 혁신을 이뤄낸 기업들과 조직, 개인의 사례를 탐구하며 창의적인 개혁가가 되는 길을 연구했다.
《제약의 마법》은 그 결과물이다. 원제는 ‘아름다운 제약(A Beautiful Constraint)’, 부제는 ‘당신의 제약을 이점으로 바꿔 놓는 방법(How to transform your limitations into advantages)’이다.
저자는 서두에 ‘인생이 당신에게 레몬을 내놓으면 그걸로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란 미국 속담을 소개한다. 여기서 레몬은 ‘제약’, 레모네이드는 ‘아름다운 것’의 은유다. 저자는 제약을 가능성과 장점의 원천으로 삼아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마음가짐과 방법, 동기부여의 6단계 방법론을 설명한다. 첫 단계는 누구나 피해자에서 개혁자로 변모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그런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 두 번째는 제약에서 진정한 가능성을 찾지 못하게 하는 고정된 사고와 행동 방식인 ‘노선 의존증’을 타파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담한 야망과 중대한 제약을 연결해 일을 추진시키는 질문을 던지기, 네 번째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이 아니라 ‘~한다면, ~할 수 있다(can, if)’는 가능성 있는 잠재적 대답을 형성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는 부족한 자원을 이해 당사자와 자원 소유자들, 경쟁자들이란 잠재적 원천에서 찾아내는 풍부함 창조하기, 마지막은 한두 번의 실패에 쉽게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양면에서 생산적인 자극을 찾도록 고무하는 정서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단계별로 독자들에게 영감을 줄 만한 사례를 풍부하게 들어가며 구체적인 방법론과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비디오 축구게임 ‘피파 13’의 디자이너들은 게임을 실행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대기 시간(로딩 타임)을 이용자들이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제약과 부닥쳤다. 그들은 ‘대기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는 경험의 일부분으로 바꿀 것인가?’란 ‘일을 추진시키는 질문’을 던졌고, 이는 ‘대기 시간을 게임 기술을 익히고 능력을 높이는 시간으로 바꾼다면 그 시간을 가장 가치 있는 게임의 부분으로 바꿀 수 있다’는 ‘can, if’ 대답을 이끌어 냈다. 디 愍犬茄湧?그런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책은 일부 극단적인 제약이 아니라 사업과 사생활에서 직면하는 좀 더 일반적인 제약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이나 팀. 나아가 전체 조직 차원에서 우리가 자주 부딪치는 각종 제약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를 돌아보고 점검하게 한다. 저자는 “가장 단순하고 쉽게 말해서 우리는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자극으로 제약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이 제약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 제약의 아름다움은 어디 있을까’란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피해자 마음가짐에서 벗어나 개혁자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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