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락
미국 금리인상 연기론에 달러약세…"곧 반등" 전망도
차업계 "환율 덕에 숨통 트였는데" 수출 위축 우려
[ 김유미 / 남윤선 기자 ]
최근 원화가치 상승세는 유난히 가팔랐다. 원·달러 환율은 한 달여 전(9월7일) 달러당 1203원70전에서 15일 1130원20전으로 단숨에 70원 넘게 급락했다. 외환 전문가들도 “이 정도로 움직일 줄 몰랐다”며 환율 전망에 애를 먹을 정도다. 환율로 매일 이익이 엇갈리는 수출업체들은 비상사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율 흐름이 △미 금리 인상 언급 △위험선호 심리 △외환당국 대응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봤다.
○원화 약세 예상했는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원화는 약세로 갈 것이 분명해 보였다. 달러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르고 있어서였다. 올 상반기 미국 경기지표가 양호하게 나오자 미 중앙은행(Fed)이 하반기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측이 퍼졌다. 미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향하게 되고 이는 달러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신흥국 불안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의 배경이었다. 지난 8월엔 중국이 위안화가치를 갑자기 떨어뜨리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가치는 지난달 중순 달러당 1200원대까지 하락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그 직후다. 미국 지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올해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견해가 확산됐다. 미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안에서도 이견이 나오면서 달러가치는 급격히 약세로 돌아섰다.
○위험 심리에 달렸다
지난 14일엔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달러가치가 추가 하락하자 15일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도 8원80전 하락세로 출발했다.
장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는 소식에 하락폭은 더 커졌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패닉까지는 아니지만 시장에선 달러를 던지는(투매) 분위기가 있었다”며 “앞으로 달러당 1124원 선이 깨지면 1117원까지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다만 원화 강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지표가 부진해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주춤하다”며 “신흥국 통화가치가 계속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변수가 아예 사라진 것도 아니란 설명이다.
한 외환 딜러는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지면 외환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1100원 선이 무너지기 전에 환율은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내년 계획 어떻게…”
하지만 걱정을 덜 상황은 아니다.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1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아도는 달러가 원화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국내 자동차업계의 전체 매출은 4200억원가량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한 달 새 원·달러 환율이 70원가량 하락한 만큼 이 상태가 지속되면 연매출은 3조원이 날아간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와중에도 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해 숨통이 트였다”며 “원·달러 환율이 다시 내려가고 있어 글로벌 판매가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기업별로는 기아자동차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차는 국내 생산 비중이 56%로 현대차(36%)보다 높아 환율 변동에 취약한 편이다.
김유미/남윤선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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