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BBQ 봉천현대시장점의 남순녀 사장은 새터민이다. 2012년 8월 중국, 라오스, 캄보디아를 거쳐 어렵게 한국에 도착했다. 북한을 탈출하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차로 이동하면 발각될 우려가 있어 걸어서 국경을 넘었다.
남 사장은 북한에서 군사대학을 나온, 군인 출신 엘리트였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녀는 수많은 새터민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나마 군 복무 이력 덕분에 군인 안보 교육을 하고, 판문점에서 기념품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고정적인 일자리는 아니었다. 그렇게 불안한 나날을 보내던 중, BBQ를 만났다.
남 사장은 지금도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을 처음 만난 날을 잊지 못한다. 윤 회장은 남 사장의 눈물 서린 인생사를 들으며 그녀에게 전폭적인 지원과 지지를 약속했다.
BBQ는 새터민들의 안정적인 창업을 위해 ‘탈북민 창업 지원 프로그램’ 을 선보이고 있다. 남 사장은 이 프로그램의 1호 수혜자다. 3000만원의 창업 지원금 대출과 조리, 서비스, 마케팅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죽을 각오로 하면 안 될 것이 없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북한을 탈출해 이곳저곳을 떠돌던 때만 할까. 남 사장은 포기하고 싶을수록 힘들었던 탈북 과정을 떠올린다.
이 때문일까. BBQ 봉천현대시장점은 쉬는 날이 없다. 지난 추석에도 봉천현대시장점의 문은 열려 있었다. 남들이 쉴 때 일을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신념이다.
매장을 처음 열었을 때도 그랬다. 새터민이 하는 치킨집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욱 친절하게 다가갔다. 차가운 시선 정도에 물러설 수 없었다. 진심을 다해 고객들을 대하자 고객들도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제 남 사장은 성공적으로 한국 사회에 안착한 새터민으로 손꼽히고 있다. 탈북 후 한국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월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단골 관리를 잘 해야 매출이 늘어납니다"
남 사장은 모든 단골고객의 취향을 알고 있다. 고객의 취향에 따라 매운 맛을 좋아하는 고객에게는 매운 맛을 강하게 만들어 주고 신제품이 출시되면 고객의 취향에 맞게 추천해 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고정고객이 늘어나고 매출이 수직 상승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고객 중에는 노년층 고객들이 많은 편이다. 반찬으로 먹기 위해 주 3회 이상 방문하는 손님도 있다. 매장을 항상 청결하고 깔끔하게 유지해 마치 동네 사랑방처럼 주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다. 단골고객 관리를 위해 포장 주문은 10% 할인을 해주며 서비스를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서는 매출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발로 뛰어야 합니다"
남 사장은 매일 남편과 함께 전단지를 뿌린다. 아파트나 상가가 많아 고객들이 전단을 보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일 500~1000장의 전단을 꾸준히 배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배달앱에도 가입했다. 앉아서 기회를 기다리는 것은 남 사장의 방식이 아니다.
남 사장은 함께 지내고 있는 새터민들에게 BBQ 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탈북한 사람들이 BBQ와 함께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돕는 것이 자신의 꿈을 이룬 남순녀 사장이 갖게 된 새로운 꿈이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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