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서 두 역사 배우는 한국

입력 2015-10-14 18:41
초등 국정-중·고교 검인정 분석

산업화 평가

초교 국정 역사교과서
"경제 5개년 계획으로 우리 경제 크게 발전"

중·고교 검인정 교과서
"정부 주도 정책으로 미·일 경제의존 심화"

초교 실험본, 내년 3월 보급
역사 왜곡·편향적 서술 없어


[ 임기훈 기자 ] 내년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배울 국정 역사교과서(사회)는 왜곡되거나 편향된 역사 기술이 많이 담긴 기존 중·고교 검인정 역사교과서와는 달리 공정하게 기술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경제신문이 초등학교 사회 실험본 국정 교과서와 중학교 9종, 고등학교 8종의 검인정 교과서 내용을 비교한 결과 초등학교 국정 교과서와 중·고교 교과서의 역사 기술이 판이했다. 남북한의 분단 책임을 논하는 부분에서 국정 교과서인 초등학교 실험본은 ‘국제연합이 남한과 북한에서 모두 선거를 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소련이 반대해 남한만 선거를 했다’고 기술했다. 반면 기존 중·고교 검인정 교과서에는 ‘이승만이 정읍발언을 통해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주장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거나 ‘남한이 치안확보를 위해 남북교역을 금지해 분단이 굳沮낫?rsquo;고 서술하는 등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 초등 실험본은 6·25전쟁이 무력통일을 위해 북한이 불시에 남침한 것으로 기술했지만 검인정 교과서에는 ‘6·25전쟁 남침 책임이 남한에도 있고, 근본적인 책임은 외세에 있다’고 기술했다.

산업화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초등학교 실험본은 ‘경제 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의 실시로 우리나라는 크게 발전했다’고 서술한 반면 검인정 교과서에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은 인정하면서도 ‘정부주도의 경제정책과 산업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일본과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거나 ‘성장위주 경제전략으로 계층 간의 빈부격차가 심화됐다’는 식의 부정적인 서술이 포함됐다.

초등 국정 교과서 대표 집필자인 한춘희 부산교육대 교수는 “집필과 검토 단계에서 모두 심의회를 거치고 학교 현장의 의견과 국사편찬위원회의 최종 감수까지 거쳤기 때문에 편향적 서술이 다 걸러진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친일이나 독재를 미화하는 내용을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초등과정에서는 별도의 역사과목이 없기 때문에 5학년 2학기와 6학년 1학기 사회시간에 역사를 배운다. 실험본은 작년 2학기 실험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수업한 것으로 이를 토대로 한 국정교과서가 내년 3월 6학년 학생에게 보급된다. 현재 초등학교는 국정, 중·고교는 검정체제지만 정부는 최근 2017년부터 중·고교 교과서도 국정으로 전환키로 한 상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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