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글로벌 CEO 907명 평가
1위 - 경영실적
828위 - 사회적 기여
87위 - 전체 순위도
[ 박종서 기자 ]
미국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평가에서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올해는 87위로 뚝 떨어졌다. 경영실적은 좋았지만 사회적 기여도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얻으면서 전체 순위가 크게 밀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영실적만 놓고 보면 베조스는 올해도 1위를 할 수 있었겠지만 사회적 기여도 등 정성평가 부문에서 점수가 매우 낮아 겨우 100위권에 들었다”고 보도했다. 베조스는 환경 및 사회에 대한 기여, 기업 지배구조 등을 반영하는 정성평가에서 조사 대상 전체 907명의 CEO 가운데 828위에 그쳤다.
베조스는 아마존닷컴을 세계 굴지의 유통업체로 키워냈다. 아마존 창사 21년 만에 전통의 ‘유통 거인’ 월마트를 제치고 미국 유통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월 주당 300달러였던 주가는 현재 550달러까지 올랐다. 베조스는 2013년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드는 등 빼어난 사업 수완을 보여줬다.
FT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가 아마존의 성장 이면에는 임직원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냉혹한 경영방식이 있다고 비판한 것이 평가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해석했다. NYT가 아마존 임직원들이 ‘아마존 정글’과 같은 적자생존식 경쟁에 내몰려 있다고 보도하면서 베조스는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올해 CEO 평가에서 1위는 덴마크 제약업체 노보 노르디스크의 라르스 레빈 쇠렌센 대표가 차지했다. 쟁쟁한 글로벌 기업 CEO들을 제치고 무명에 가까운 쇠렌센이 최고에 오른 것은 경영실적이 좋았고, 정성평가에서도 15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HBR은 “노보 노르디스크는 몇 년 전부터 잘하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당뇨병 약품 개발에 매진했는데 당뇨병 환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매출과 주가가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HBR이 환경 보호에 대한 평가 점수를 늘렸지만 최근 배기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마르틴 빈터코른 전 CEO는 20위에 올랐다. 평가가 폭스바겐 스캔들이 터지기 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번 CEO 평가에서는 미국 네트워크 통신업체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전 회장,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를 소유한 인디텍스의 파블로 이슬라 회장,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탈의 엘마르 데겐하르트 회장, 영국 광고그룹 WPP의 마틴 소럴 회장이 2~5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CEO는 100위 안에 포함되지 못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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