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 5년…증시 '허리'는 탄탄해졌다

입력 2015-10-09 19:11
유가증권 시장 200개 중형주, 시가총액 비중 15%로 확대
3년간 영업이익도 17% 늘어…대외변수 적어 선전할 듯
대형주는 86%→80%로 축소


[ 윤정현 기자 ] 코스피지수가 최근 5년간 1800~2000선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사이 증시의 허리는 되레 탄탄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86%를 넘게 차지하던 대형주(시가총액 1~100위)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시가총액 101~300위의 중형주는 몸집을 불렸다.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기초 체력을 강화한 덕택에 주식시장 내 중형주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형주 시가총액 증가세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 기준 200개 중형주의 시가총액 합은 181조1685억원으로 유가증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78%였다. 2011년 말 11.07%에서 매년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유가증권 전체 시가총액 증가율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박스권 장세가 시작된 2011년 말 이후 유가증권 시가총액이 23.43% 늘어나는 동안 중형주 시가총액은 68.2% 증가했다.

반면 최근 5년간 대형주 비중은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2011년 말 86%대였던 비중은 2013년 85.14%, 2014년 82.77%【?올해는 80.15%까지 줄었다.

에너지, 자동차, 조선, 기계업종 등 수출 대형주의 하락이 지수의 발목을 잡았지만 상대적으로 내수 비중이 높은 중형주는 대외 변수에 덜 흔들렸다. 중형주의 실적 개선도 가세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중형주의 영업이익 규모는 16.91% 늘었다. 같은 기간 대형주는 4.4% 줄었다.

유욱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중형주가 대형주의 대안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이나 영업이익률도 중형주를 중심으로 개선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중형주가 두터워지는 추세는 단순히 테마나 수급에 의한 것이 아니라 실적이 기반이 됐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종목들도 중형주 강세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는 삼성물산, 삼성SDS, BGF리테일, 쿠쿠전자 등 대형주들이 잇따라 상장했지만 올해는 대형주의 상장을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상장한 LIG넥스원을 비롯 이노션, 미래에셋생명, 엔에스쇼핑, 토니모리, SK D&D, AJ네트웍스 등 증시 새내기들은 모두 중형주였다.

이익 증가 중형주 매력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퍼지고 있어 대외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중형주의 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중형주는 외국인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대형주의 정체 국면이 지속돼 왔고 소형주는 시가총액 제한 때문에 기관이 적극적으로 편입하기 어려웠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 중형주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주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형주에 대한 증권사들의 이익 추정치 집계가 늘고 있어 실적 방향성을 가늠하기도 한결 나아졌다. 갈수록 성장에 대해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분위기도 중형주들의 도약에 유리한 환경이란 평가다. 노 연구원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성장성이 확보된 기업의 주가는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부담 속에서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PER(주가수익비율) 중형주라도 수익성 지표개선이 확인되면 상승세가 이어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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