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로 들뜬 어닝시즌? 'NO'…강달러에 고개숙인 종목은

입력 2015-10-08 15:12
수정 2015-10-08 15:36
[ 박희진 기자 ]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은 국내 증시가 환율 효과로 한껏 들뜬 가운데 남몰래 시름에 빠진 곳이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록 실적에 부담이 생기는 '강(强)달러 피해주(株)'들이다.

달러 부채가 많거나 원료 수입 비중이 높은 이들 업종들은 올 3분기 환율에 발목이 잡히면서 우울한 실적 시즌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3분기 국내 대형 수출주들이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호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환율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름세를 탄 환율이 실제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말 1110원대에서 3분기 한때 1200원대까지 뛰었다.

이 같은 소식에 '전차(전기전자·자동차)주'를 비롯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서 3분기 실적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항공 철강 유틸리티 등 일부 업종들은 사정이 다르다. 환율이 오를 수록 실적 부담이 커지는 이들 업종에게 이 같은 분위기는 '남의 잔치'에 불과하다.

달러 부채가 많은 항공주와 철강주는 외화환산손실이 커져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체는 항공기와 연료 구입을 달러로 거래하며, 철강업체도 원재료를 수입해 쓴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당기순손실 추정치는 34억원이다. 3개월 전에는 2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지만, 환율 상승 탓에 적자로 시장의 전망이 바뀐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7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75.75% 하향 조정됐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말 환율 상승으로 대한항공의 3분기 외환평가손실은 약 6400억원에 달해 큰 폭의 당기순손실과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것"라며 "아시아나항공도 대형항공기 금융리스 도입에 따라 외화 차입금이 증가해 환율 민감도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밝혔다.

철강 대장주 포스코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32억6800만원로 3개월 전보다 100% 가까이 눈높이가 낮아졌고, 현대제철도 53.38% 하향조정됐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포스코의 순이익은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특히 환율 상승 폭이 큰 3분기에 외화환산손실을 가장 크게 인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율이 오르면 연료비 부담이 늘어나는 유틸리티 업종도 강달러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가스공사의 3분기 당기순손실 추정치는 현재 2054억원에 달한다. 3개월 전 1710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추정치도 348억원에서 817억원으로 늘어났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별도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약 400억원의 환산손실이 발생한다"며 "별도 보장순이익인 3879억원이 환산손실로 대부분 소멸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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