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 카페
이왕이면 보기좋고 편한 것
이왕이면 새로운 것
고객들은 이런 것에 끌린다
지난 추석 친척 어르신 댁을 방문했다. TV 옆에 가지런히 모여 있는 여러 가지 리모컨이 눈에 들어왔다. TV 리모컨, 케이블 리모컨, 전축 리모컨 등이 모두 테이프로 칭칭 동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자주 쓰는 버튼 3~4개만 남기고 나머지 버튼은 다 가려져 있었다. ‘외부입력’ 버튼을 잘못 눌러 화면이 바뀌면 하루 종일 TV를 못 보는 경우가 있어서 손자가 묶어 놓고 갔다고 했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중심, 소비자 관점을 강조한다.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가 362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80%의 기업이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고객 가운데 기업 서비스가 고객 중심이라고 한 응답은 8%에 불과했다. 이런 차이는 왜 생기는 걸까.
리모컨 얘기로 돌아가 보자. 리모컨은 버튼을 이용해 멀리 떨어져 있는 제품의 기능을 조작한다. 기능이 추가되면 리모컨의 버튼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다양한 기능을 다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몇십초 전으로 되돌아 가고,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옷이 궁금해서 壙固鳧막?들어가 검색을 한 후 바로 쇼핑몰에 접속하는 구매자가 몇 명이나 될까.
기업들은 무엇이 좋은 제품 또는 서비스인가에 대한 기준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예전에는 합목적성, 제작 용이성, 경제성 등이 중요했다. 자동차의 예를 들어 보자. 이동수단으로써 자동차는 일단 사고없이 잘 움직여야 한다. 합목적적이다. 그리고 자동차를 생산함에 있어 용이해야 한다. 아주 뛰어난 기술을 가진 ‘장인’만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면 경제성은 떨어진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원가절감이 가능할 때 제작 용이성도 높고 경제적인 제품이 탄생한다.
그러나 좋은 제품 기준은 변하고 있다. 요즘 고객들의 마음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기업 홈페이지를 살펴 보면 답이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자신들이 잘하고 있음을 나타내기 위해 세계 시장에 얼마나 진출했고, 산업훈장이나 수출탑을 많이 받았는지를 강조했다. 요즘은 어떠한가. 제품의 디자인을 평가하는 레드닷디자인워드 등에서 어떤 상을 탔는지를 자랑스럽게 올리는 경우가 많다.
유명 디자인 시상식 평가기준에 고객의 마음을 사는 힌트가 들어 있다. 디자인 시상식에서는 제품이 조형적으로 아름다우며 매력적인가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철강제품도, 의료기기도 예외가 아니다. 웨어러블(wearable) 기기에서 조형성은 아주 중요한 요소다. 글라스, 시계 등 웨어러블 기기가 나온 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 대중들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엔지니어들이 ‘웨어러블’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은 ‘몸에 걸 칠 수 있는’이 아니라 ‘몸에 걸칠 만한’으 ?이해돼야 한다. 손목에 있는 ‘기계’여서는 안되고 내 패션과 어울리는 ‘시계’여야 한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와치들이 ‘성능’ 경쟁이 아닌 ‘디자인’ 경쟁으로 돌아선 이유다.
자긍심 역시 디자인 시상식의 또 다른 평가 기준이다.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남들에게 자랑스러울 수 있냐는 것이다. 고객이 한 켤레 신발을 사면 한 켤레가 자동으로 신발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 아이들에게 기부되는 브랜드가 있다. 필자도 그 신발을 신고 있으면 주변에서 ‘오, 개념 있는데!’라는 칭찬을 들었다. 이런 점이 그 신발을 재구매하게 한다. 자긍심과 더불어 직관성도 디자인 어워드의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이왕이면 보기 좋고, 이왕이면 쓰기 편하고, 이왕이면 새로운 것, 이것이 요즘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비결이다. 이것을 ‘Wow Factor’라고 한다. 어떤 제품을 처음 봤을 때 나도 모르게 ‘우와’하는 감탄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어떤 장소를 방문했을 때 ‘우와’하는 탄성이 터지는 경우가 있다. 감탄하는 사람에게 어떤 점이 그렇게 좋냐고 물어보면 명확히 답을 하기 어려워 한다. 그냥 본인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바로 Wow Factor다.
캐나다의 한 여성의류 브랜드의 예를 보자. 그들이 고객에게 주는 Wow Factor는 피팅룸의 거울이다. 고객이 옷을 갈아 입고 거울 앞에 서는 순간 마법이 시작된다. 거울 속에서 멋진 남성들이 등장해서 꽃다발을 건네고, 예쁘다고 휘파람을 불며, 프로포즈를 하기도 한다. 허상인 줄 알지만 그 앞에 선 고객은 행복하다. 본인 모습이 더 멋져 보인다. 옷 덕택인가 싶은 羞隙?들고 결국 지갑을 열게 된다. 고객을 행복하게 하면 고객은 반드시 그에 부응한다.
조미나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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