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호실적의 면면을 보면 수출주와 저평가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7일 올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6조5915억원을 크게 웃돈 것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환율 효과와 원가 절감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수출주의 3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고, 그 현상이 삼성전자에서 먼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조원 초반대였다. 이후 스마트폰 판매부진 우려에 6조원 중반대까지 떨어졌었다. 이는 3분기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감안됐던 것인데, 7조3000억원이 나왔다는 것이 예상보다 원가절감 영향이 컸다는 판단이다.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9.26원으로, 지난해 3분기 1025.8원보다 143원 올랐다.
류 팀장은 "영업이익은 '제품 판매량(Q) x 가격(P) - 비용(C)'"이라며 "이 중 판매량은 수출 성장률을 감안하면 증가가 어려웠고, 가격은 환율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용에 있어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원가절감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환율 효과는 주요 수출주, 원자재 가격 하락은 대부분의 국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를 줄 것으로 봤다. 특히 원자재와 제품 가격 차이(스프레드)의 영향이 큰 정유화학주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감안하면 한국 주식 시장이 색깔이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변화로 한국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며 "올해 대형주의 이익 감소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장주와 중소형주의 상승이 반등 이상의 강도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경기민감주 및 저평가 대형 가치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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