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처럼"…잭 도시, 위기의 트위터 소방수로

입력 2015-10-06 18:45
인물 포커스

창업→경영권 분쟁→사임…경영위기 맞자 CEO로 컴백
8일 새 뉴스 서비스 발표…"침체 분위기 반전시키겠다"


[ 이정선 기자 ] 2008년 10월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 조찬모임.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잭 도시(38·사진)는 참석한 두 명의 이사회 임원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주문한 음식에 채 손을 대기도 전이었다. 2006년 트위터를 함께 창업한 에번 윌리엄스와의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난 순간이다. 그로부터 7년 후인 이달 5일(현지시간) 도시는 화려하게 복귀했다. 트위터는 이날 도시를 CEO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용자 정체와 주가 하락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트위터의 이사회가 창업자에게 다시 손을 내민 것이다. 미국 언론은 그의 복귀가 애플 CEO였던 고(故) 스티브 잡스의 행보를 연상케 한다고 전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면서, 경영권 다툼으로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밀려나 다른 회사를 경영하다 ‘구원투수’로 복귀한 점 등이 빼닮았기 때문이다.

7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

도시는 2008년 트위터에서 밀려난 뒤 모바일 결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스퀘어를 창업했다. 뉴욕타임스의 IT전문 블로거 닉 빌튼은 “잭 도시는 트위터에서 쫓겨난 순간부터 다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가 실적을 반전시킨다면 잡스를 모방한다는 비판을 딛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주가는 2013년 11월 주당 26달러에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한때 73달러까지 올랐지만 최근 공모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도시는 올해 7월 딕 코스톨로 전 CEO가 실적 부진으로 하차한 뒤 임시 CEO 역할을 해왔다. 도시는 이날 정식 CEO로 임명된 뒤 “이사회가 회사 경영에 신뢰를 보낸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엄정한 실행’ ‘서비스 단순화’ ‘사용자와의 소통’ 등 3대 과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는 8일 뉴욕에서 새로운 뉴스 서비스인 ‘프로젝트 라이트닝’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 회사 동시경영, 일부 투자자 우려

트위터가 도시를 다시 전면에 내세웠지만 경영실적이 개선될지 불확실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도시가 트위터를 경영하면서 스퀘어의 CEO직도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영 몰입도가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CEO의 의사결정에 수반되는 집중도나 중요 미팅 스케줄 조정 등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보험사 존핸콕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마이클 스캘론은 “서로 다른 라이프 사이클을 갖고 있는 두 회사를 경영하는 것에 큰 도전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는 경쟁사보다 크게 뒤처진 사용자 수를 어떻게 늘릴지가 가장 큰 숙제다. 월가 투자은행인 캔터피츠제럴드에 따르면 트위터의 월간활동사용자는 지난 2분기 기준 3억1600만명으로 1분기 대비 2.5% 증가했지만, 경쟁사 페이스북의 14억명, 와츠앱의 8억명 등과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진 수준이다. 트위터보다 사용자가 적었던 인스타그램 이용자도 최근 4억명을 넘어서면서 트위터를 제쳤다. 광고대행사 매그나글로벌의 크리스 윌리엄스 회장은 “트위터는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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