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 무대' 우군 없는 김무성

입력 2015-10-06 18:34
이인제·김태호 이어 원유철
비박·중도에서 신친박으로

"공천기구 위원장은 최고위원이"
이인제·원유철, 김무성에 반기


[ 유승호 기자 ] “우군(友軍)이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처한 상황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내년 총선 공천방식을 둘러싼 당내 대립이 친박근혜(친박)계 대 비박근혜(비박)계의 구도로 전개되는 가운데 당 최고 의결·집행기관인 최고위원회의 구성 멤버들이 친박 쪽으로 기울고 있어서다. 김 대표가 추진하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최고위원들의 반대로 실현이 불투명해졌고 공천 방식을 논의할 특별기구 구성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원래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친박과 비박이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최고위원 8명 중 서청원 이정현 김을동 최고위원은 친박이지만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과 원유철 원내대표,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은 비박 또는 중립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 이인제 김태호 최고위원과 원 원내대표는 친박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며 ‘신(新) 친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와 김 정책위 의장을 제외한 6명이 친박 성향이다. 김 정책위 의장은 비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방식을 정할 특별기구와 관련, “당내 특별기구는 최고위원이 맡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을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선임하려 했던 김 대표의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또 중앙당이 하향식으로 후보를 정하는 ‘우선 추천제’에 대해 “(대구·경북과 서울 강남을 포함해) 전 지역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시 대구·경북 등 우세 지역은 우선 추천 대상이 아니라는 비박계 주장과 배치된다. 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 대표는 “회의 때 얘기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말”이라며 김 대표에게 반기를 들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친박계가 내세우는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 대표의 고립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지난 7월 사퇴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물러난 뒤로 최고위원회의 균형이 친박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학용 당 대표 비서실장과 김성태 의원 외엔 김 대표 측에 서서 발언하는 초·재선 의원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최고 지도부 구성상 김 대표로선 당 운영에 고심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