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에 등장한 피아노 8대

입력 2015-10-05 12:41
<p>[나는서울시민이다=장은희 마을기자] 버킹엄 궁전 앞에서나 볼듯한 근위병 군악대가 평소에 버스가 다니는 젊음의 문화 거리인 신촌 연세 거리에 몰려왔다. 바로 10월2일부터 3일까지 차 없는 거리에 영국 왕실 근위병 군악대 공연이 펼쳐졌기 때문이다.</p>

▲ 신촌 차 없는 거리에 시민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국 왕실 근위병 군악대 퍼레이드가 하루에 2번씩 공연을 하고 있다. 빨간 웃옷에 검은 바지 단복, 얼굴을 다 덮을 정도로 커다란 검은 모자를 쓰고 악기 연주하는 모습은 정말 씩씩하고 위엄있어 보였다.</p>

<p>악기 소리를 듣고 갑자기 몰려드는 시민들은 군악대를 따라 축제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나왔다.</p>

▲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국 왕실 근위병 군악대 퍼레이드 모습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어떤 아빠는 아들을 목마 태워 보여주면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나와 퍼레이드를 보니 더욱 즐겁고 재미나요. 신촌 거리에 더 많은 볼거리가 생겨서 참 좋다"고 박수를 치며 관객들 속에 섰다.</p>

▲ 시민들에게 들려 주기 위해 더운 것도 잊고 연주하느 근위병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이번 축제는 영국대사관에서 주관하고 서대문구가 후원을 하게 되었는데, 2012년부터 4년째 진행되고 있는 영국정부의 그레이트 캠페인(GREAT Campaign)의 하나로 진행됐다.</p>

<p>영국의 다양한 문화와 산업을 홍보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로의 영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한국은 영국 정부가 지정한 11개의 GREAT 캠페인 우선 국가 중 하나이다.</p>

▲ 명물 거리가 축제 분위기에 쌓였다 (사진 = 장은희 마을기자) <p>"지난 압구정동 가로수 길 축제 때도 참여했는데, 신촌 축제는 젊은 사람들이 있고 가족들이 많이 나와 참 좋아요. 날씨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아주 좋아요. 이번 기회에 한국 사람들이 영국에 대해 조금 배울 수 있다면 축제가 성공한 거죠."라고 (Nicholas Duvivier) 닉 뒤비비에 주한영국대사관 대변인이 말했다.</p>

▲ 영국 대사관 부스 앞에서 설명을 듣는 시민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행사장에는 영국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과 서비스들이 소개되어 한국 소비자들의 이목을 彭?있었다. 특히 사람들은 영국 음식인 햄과 빵 먹는 코너와 머플러, 홈패션에도 관심이 많았다. 대사관에서도 자원봉사자들과 시민들에게 영국을 알리는 홍보를 하고 있었다.</p>

▲ 영국 홈패션 전시회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 거리에서 피아노와 놀자!</p>

<p>또한 이 번 축제 때 거리에 피아노가 8대나 준비되어 있어서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p>

<p>이 피아노들은 일상에서 예술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여 일상 속 축제를 만들어내는 달려라피아노 비영리 민간단체에서 준비한 것이다.</p>

<p>예술로 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쓰지 않는 피아노를 기증 받아서 아티스트들의 손을 거쳐 새롭게 디자인한 뒤 재탄생한 피아노다.</p>

<p>다양한 피아노 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보면 흥이 절로 난다. 이 피아노는 지역 공공장소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영국이나 뉴욕의 거리에서 볼 수 있는 피아노처럼 우리나라도 공원같은 휴식 공간에 설치되어 누구나 마음껏 연주하고 즐기며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이끌내고자 진행하는 캠페인이다.</p>

▲ 서울과학기술대 1학년 김현우 학생이 연주할 때 길가던 어르신들이 멈춰서 듣고 있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때마침 시험 보러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 노란 피아노 앞에서 연주를 하는 김현우 학생을 만났다.</p>

<p>본인이 직접 작곡했다면서 피아노 연주를 했는데, 그 소리를 듣고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p>

<p>"집에 있는 피아노는 오래되고 낡았는데, 여기 피아노를 치니까 소리도 맑고 주변 사람들한테 피해도 주지 않아 참 좋다"라며 김현우 학생은(서울과학기술대 1학년) 활짝 웃으며 한 곡 더 연주해 줬다.</p>

<p>거울에 봄빛이 반사되는 곡인데 직접 작곡한 곡으로 잔잔하고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에 평온함이 묻어났다.</p>

<p>음악을 듣고 앉아 있는 70대 김동복 어르신은 "차 없는 길거리에 나와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편안하다. 또 이곳이 조용하고 안전하여 속박에서 해방된 느낌이다. 서울에는 어디를 가든지 자동차인데 이곳 행사 때만이라도 사람만 다니니까 참 좋다. 차는 살인무기처럼 무서운데 요즘 운전하는 사람들이 그 자동차를 장난감처럼 운전해서 큰 문제다"라고 안전에 대한 조언까지 말해 줬다.</p>

<p>또 함께 있던 친구도 "30분 감상했는데 참 좋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며 걸어 다니는 것을 보니 내 마음도 편안하다. 저기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셔요. 웃으면서 연인과 함께 걸으니 좋고 가족들과 함께 웃으며 다니니 얼마나 좋은가? 긴장되고 무서운 얼굴이 아니라 기쁜 얼굴이 모두가 평화롭다"라며 함께 기뻐했다.</p>

▲ 두 남동생들과 함께 피아노를 연주하는 누나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피아노 앞에 선 어린 삼남매를 만났는데 "길거리에 나와 연주하니 재밌고 즐겁다"며 누나는 동생들 앞에서 연주를 했다.</p>

<p>지난 행사 때는 피아노가 1대만 있었는데, 이번 행사 때는 피아노 8대가 거리에 놓여 있다며 시민들이 좋아 했다.</p>

▲ 친구끼리 와서 연주하는 모습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달려라 피아노에서는 사진 콘테스트가 열리고 있었다. 피아노마다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악보가 그려진 피아노, 노란, 빨강, 파랑 피아노, 월계수 프린팅이 된 피아노, 환상의 세계 피아노, 꽃 모양 피아노 등 각양각색이다.</p>

<p>동화 책 속에 주인공들이 피아노 주변에 나타나 있는 그림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줬다.</p>

<p>연인끼리, 가족과 아이들끼리, 친구끼리 자연스럽게 걸어가다가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면, 지나가는 사람들은 즐겁게 들을 수 있다.</p>

▲ 피아노 연주에 집중하는 학생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 누군가를 기다리는 피아노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젊은 학생은 취미로 피아노를 배웠는데 그곳에서 연주를 끝내고 박수를 받으니 부끄럽다면서 살짝 고개를 숙였다. 어떤 곡을 연주했는지 물어봤다.</p>

▲ 그믐날 새벽 모습을 그리며 연주하는 최석진 학생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그믐날 밤 퇴근길 골목에 눈이 쌓이고 새벽에 잔잔한 모습을 떠 올리며 연주를 했어요. 이곳에 와서 피아노를 연주하니 기분이 좋아요. 여름에 왔을 때는 피아노 1대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피아노가 많아서 더 좋고 자유롭게 칠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최석진 학생은 친구랑 함께 즐긴다고 했다.</p>

▲ 친구들에게 연주를 들려주는 학생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신촌 대중교통 전용지구인 연세로 차 없는 거리(연세대~신촌오거리) 약 550m는 2014년 1월 6일부터 시범 운영했는데, 요즈음 시간은 토요일 일요일 14시~일요일 22시까지 운행한다.</p>

<p>이곳은 신촌역에서 2번, 3번 출구로 나오면 연대앞까지 차 없는 거리로 평일은 버스만 통행 가능한 곳을 주말엔 차가 안 다니고 사람들이 체험도 하고, 찻길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p>

▲ 신촌 차 없는 거리 축제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 (사진=장은희 마을기자)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어린 아이들에게 놀이터가 되고 친구, 연인들에게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 차 없는 거리 문화축제에 많은 시민이 참여하여 소통하고 나눔을 가질 수 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바쁜 일상에서 나와 편안하게 차 없는 거리를 가족, 친구, 연인이랑 함께 즐긴다면 이 가을에 더욱 멋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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