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없인 공장 못 돌리는데…다문화 없는 '다문화 정책'

입력 2015-10-04 18:54
북핵보다 무서운 저출산…다가오는 인구 절벽



[ 마지혜 기자 ]
174만명. 올해 1월 기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수다. 외국인 주민이란 외국인 근로자와 결혼이민자, 혼인 및 일반귀화자, 다문화가정의 자녀 등을 말한다. 충북(158만명), 대전(153만명), 광주(148만명) 인구보다 많다. 행정자치부가 조사를 시작한 2006년(54만명) 이후 10년 동안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14.4%로 주민등록인구 증가율(0.6%)의 25배다.

한국의 다문화사회 진입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민등록 인구 대비 외국인 주민 비율이 10%를 넘는 시·군·구도 일곱 곳이나 된다. 서울에서는 중소기업과 영세 공장이 많은 영등포구(17.5%)와 금천구(13.8%), 구로구(12.5%) 등이 대표적이다.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가 있는 경기 안산시(11.8%)와 시흥시(11.5%)도 외국인 비율이 높다.

외국인 근로자는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활로가 된 지 오래다. 공장이 밀집한 공단 현장에서는 “외국인 없이는 공장이 안 돌아간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는 반월·시화산업단지 전체 근로자 중 외국인 비율을 30~40%?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식적 통계에는 그 실태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반월산업단지 전체 근로자(10만9647명) 가운데 외국인은 8%(8709명)뿐이다. 시화산업단지도 전체 10만738명 중 9%(8887명)에 불과하다. 불법체류자나 불법파견근로자는 빠졌기 때문이다.

결혼이민자와 혼인귀화자가 늘면서 다문화가족 자녀도 급증했다. 외국인 주민 자녀 수는 2007년 4만4000여명에서 올해 20만8000여명으로 다섯 배가량으로 늘었다. ‘이민강국론’을 주장하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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