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아파트 분양 사상최대] 청약 열기 뜨거웠던 대구·부산…분양권 실거래가 하락세 반전

입력 2015-10-02 18:18
경보 울린 지방 분양시장

수백 대 1 청약경쟁률 불구 2700만~3500만원 떨어져
새 아파트 쏟아진 세종시…매매가·전세가 동반 약세


[ 김보형 기자 ] 지난 5월 분양 당시 평균 273 대 1에 달하는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 반도유보라’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달 3억3550만원에 거래됐다. 3억6250만원이던 6월 분양권 거래가와 비교해 27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계약 직후인 6월 106건에 달했던 분양권 거래량도 7월(62건)과 8월(53건), 9월(9건) 등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평균 379 대 1에 이르는 청약 경쟁률을 보인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 더샵’ 전용 101㎡ 분양권 거래가도 분양 다음 달인 올 5월 4억7120만원에서 9월 4억3580만원으로 3540만원 하락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투자수요가 많은 지방 아파트 분양권은 가격 변동이 크다”며 “입주 때 거품이 빠지면 마지막 매수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분양 열기가 뜨거웠던 대구와 부산 아파트 분양권 실제 거래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실수요자보다 투靡熾娥?더 많이 몰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분양시장 열기가 지방에서 가장 뜨거운 대구는 2008년 2만가구를 웃돌던 입주 물량이 2012년에는 3000가구에 못 미칠 정도로 급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결과다. 그 덕분에 새 아파트 수요가 늘면서 2013년 이후 공급이 크게 늘었고, 분양시장도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내년에는 입주 아파트가 2만7000여가구에 달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逆)전세난’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7000여가구가 입주하는 부산도 내년부터 1만가구를 웃도는 아파트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정부부처 이전과 함께 새 아파트 공급이 쏟아진 세종시는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3.3㎡당 평균 755만원이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3분기에 749만원으로 내렸다. 같은 기간 3.3㎡당 평균 432만원이던 전셋값도 422만원으로 하락했다. 최근 3년간 입주 물량이 2만2000여가구인 세종시의 향후 3년간 입주 물량은 3만8012가구에 달한다.

세종시로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인근 대전과 충남·충북 주요 도시도 공급과잉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광역시 중 가장 높은 80%에 가까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탓에 매매전환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시장 호황을 누린 광주도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으로 사용된 화정동 유니버시아드 힐스테이트(3726가구)를 시작으로 내년에만 1만817가구 아파트가 입주에 들어간다. 올해의 두 배를 넘는 물량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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