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MBK '앓던 이 빼나' HK저축은행 매각 급물살

입력 2015-10-01 18:14
증선위 제재는 JC플라워 실사내용에 미리 반영 "매각에 걸림돌 안돼"
2000억 투자한 HK저축은행을 9년만에 2000억에 매각하는 계약 곧 체결
PBR 1 미만에 매각...MBK, HK저축銀 배당금으로 인수금융 이자 갚기 바빠
농협 군인공제회 씨티 모건스탠리 쿠웨이트투자청 스위스재보험 등 LP "MBK 매각 실패 잇따르자 수익률 포기"


이 기사는 09월23일(04:1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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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HK저축은행'을 KT캐피탈에 약 2000억원에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2006년 10월 HK저축은행을 인수한 지 9년여만에 매각을 통한 투자회수를 눈앞에 두게된 것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K저축은행 지분 98.62%를 보유한 MBK는 지분 모두를 약 2000억원에 KT캐피탈에 매각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 인수 주체는 JC플라워로 최근 인수한 KT캐피탈을 통해 인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JC플라워는 2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며 전세계 은행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금융기관 투자 전문 사曺訃?PEF)다. HK저축은행과 KT캐피탈 인수를 위해 7000억원 규모의 한국 금융기관 투자용 펀드를 별도로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주식매매계약(SPA)이 이달 중순에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SPA체결 후 가격 조정과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심사를 마치면 올해말이나 내년 초에 매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증권선물위원회의 HK저축은행에 대한 증권발행 제한, 감사인 지정 등 징계로 매각이 늦춰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JC플라워는 이를 이미 실사때 반영해 문제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PEF인 MBK는 2005년 설립한 1조원 규모의 1호펀드로 2006년 10월 HK저축은행 경영권을 인수했다. MBK는 2009년 매각 대신 공개매수를 통해 HK저축은행을 자진 상장폐지시켰고 지난해엔 HK저축은행 인수에 공동 투자했던 현대캐피탈의 지분 19.99%를 되사오기도 했다. MBK는 2011년부터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HK저축은행 매각에 나섰지만 당시 부실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잇따르면서 매각에 난항을 겪자, 인수금융을 리파이낸싱(차환)하며 투자 회수 시기를 늦춰왔다. 때문에 통상 투자 후 5년인 회수시기가 늦춰져 자금을 투입한 국내외 연기금 등 투자자(LP)들의 불만이 커졌고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대한 이자 부담도 상당했다.

MBK측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MBK가 HK저축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그동안 투자해온 펀드 만기를 연장하면서 인수금융 원리금을 갚는 데 거의 다 쓰였다"며 "HK저축은행에 투자한 후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약 2000억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IB업계는 MBK가 내부수익?IRR)을 고려해볼 때 적어도 HK저축은행을 3000억~4000억원에 매각해야 LP들의 요구 수익률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HK저축은행 인수에 쓰인 MBK가 만든 1호펀드에는 캐나다연기금을 비롯해 농협 군인공제회 씨티 모건스탠리 쿠웨이트투자청 스위스재보험 등이 주요 LP로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LP들이 낮은 가격에라도 HK저축은행을 매각할 것을 MBK측에 요구하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IB업계 관계자는 "2000억원가량을 투자한 HK저축은행을 9년만에 다시 약 2000억원에 매각할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2300억원)에도 못미치는 수준에 파는 것"이라며 "LP들이 저축은행업계의 악화와 오랜기간의 매각실패로 수익률에 대한 기대를 접었기 때문에 MBK도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파트너 출신 ‘주니어 크리스토퍼 플라워’가 설립한 JC플라워는 전세계 14개국 32개 금융회사에 20조원을 투자한 금융회사 전문투자 PEF운용사다. 일본 신세이은행, 엔스타 그룹(미국), NIBC은행(네덜란드), 히포레알데스타트그룹(독일), 크럼프 그룹(미국) 등에도 투자했고 우리은행 인수에도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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