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선희 기자 ]
1호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 마감을 앞두고 최종 후보군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중소기업 중심 인터넷은행을 표방했던 500V컨소시엄이 포기한 가운데 후보군은 카카오·인터파크 ·KT컨소시엄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는 최대 2개까지 선정할 것이며 경쟁을 통해 가장 혁신적인 모델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성을 포함해 건전성, 은행연계성을 중점적으로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가 밝힌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의 선정기준은 10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사업계획 700점, 자본금 규모 100점, 주주구성계획 100점, 인력과 시설, 전산부문 등에 100점으로 구성돼 있다.
◆ 카카오 컨소시엄, '텐센트·이베이' 합류…해외진출 청신호
사업계획 중에선 혁신성이 250점으로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혁신성의 대표 주자인 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사업자로 가장 유력하다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3800만명에 달하는 고 느?확보하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고객수와 모바일뱅킹 등 금융서비스 제공 측면에서 각 분야를 대표할 만한 기업들이다.
이에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 기존 틀과는 다른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카카오의 시너지가 더해질 경우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사업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중국 인터넷서비스 기업인 텐센트와 글로벌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업체인 이베이(ebay) 등이 참여하기로 한 점은 해외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텐센트의 경우 이미 인터넷은행인 '위뱅크'를 보유하고 있어 운영 노하우와 해외 네트워크 구축을 견고히 할 수 있고 이베이를 통해 사업 다양성도 확보하게 됐다. 다만 이 두 업체가 참여가 되레 카카오의 강점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현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혁신성은 확보된 상황이라 텐센트와 이베이의 참여에 대한 정부 판단이 결정을 좌우할 것"이라며 "23년만에 새로운 형식의 은행을 탄생시키는데 있어 외국 자본의 도움을 받아 성장할 회사를 마냥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카카오은행주식회사(이하 카카오뱅크)는 가장 먼저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금융지주, KB국민은행, 카카오 외에 넷마블, 로엔(멜론),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우체국), 이베이, 예스24, 코나아이, 텐센트 등 총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 "모든 경제생활을 핀테크와 연계"
인터파크뱅크그랜드 컨소시엄의 인터넷은행 명칭은 아이-뱅크(I-BANK)다. '모든 경제생활을 핀테크(금융+기술)와 연계해 혁신과 창조금융을 실현한'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아이-뱅크가 내세우는 강점은 경제생활과 밀접한 상거래, 금융거래를 통한 빅데이터 보유와 이를 분석한 신용평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중소기업과 중신용자들을 위한 대출에도 초점을 맞췄다.
국내 최대 규모의 티켓 사이트로서 온라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 중인 인터파크와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B2B쇼핑몰)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개인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 또 정부가 원하는 중금리 대출시장 활성화에도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현재 중금리 대출 대상자들은 은행권과 제 2금융권 사이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중금리(6~14%) 대출에 대한 고객 수요가 커지고 있고 관련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은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이 역할 수행에 가장 적합하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사의 고객 수는 산술적으로 2억명, 사업자수는 150만개"라며 "중급 신용 고객들에 대한 대출 이자율을 10% 이상 낮춰 이들이 현재 부담하고 있는 과도한 이자비용을 연간 2조5000억원 가량 경감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이-뱅크의 경우 고른 지분 배분이 긍정적이진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주축인 인터파크를 비롯해 참여한 기업들의 지분율은 모두 10%미만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율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주도권을 가지려 할 수 있다"며 "참여 기업은 많지만 배가 산으로 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뱅크에는 통신(SK텔레콤)과 유통(GS홈쇼핑, BGF리테일) 핀테크(옐로금융그룹) 결제(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플랫폼(NHN엔터테인먼트) 솔루션(지엔텔, 한국전자인증, 세틀뱅크) 금융(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한국증권금융, 웰컴저축은행) 등 15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 KT 컨소시엄, 국영기업 포진…매끄러운 사업 진행 가능
KT컨소시엄 역시 중금리 대출 활성화 부문에 있어선 강력한 경쟁 후보다.
KT컨소시엄은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을 개척해 은행권 저금리와 제2금융권 고금리로 양극화돼 있는 국내 신용대출 시장의 문제점 해소를 지원하겠다"며 "국내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신용평정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KT의 통신비 납부내역, 자회사 BC카드의 고객 사용 형태 등의 신용평가 분석 데이터와 모바일전문은행을 시행중인 우리은행의 경험을 활용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주력 사업 모델로 공략하겠다는 입장이다.
KT에 따르면 KT 고객 규모는 3000만, GS리테일이 2000만명 등이고 BC카드는 전국 265만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컨소시엄 참여 PG사(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들은 연간 결제 관련 트래픽이 각 2억건 씩 발생하고 있다.
다만 교보생명이 KT와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막판에 발을 빼면서 컨소시엄 구성이 늦어지면서 다른 컨소시엄들과 차별화된 성과물을 내놓기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김태현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이 발달해 있는 해외 사례를 살펴볼 때, 통신 주도의 인터넷은행이 성공했다는 사례는 거의 없는 점도 KT컨소시엄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KT컨소시엄 내 국영기업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KT, 우리은행 등 정부 국영기업이 주축을 이뤄 구성돼 있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과의 마찰이 가장 적을 것"이라며 "정부가 원하는 바에 대한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히 추진돼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KT컨소시엄에는 컨소시엄에는 ICT(KT, 효성ITX, 노틸러스 효성, 뱅크웨어글로벌, 포스코ICT, 브리지텍, 모바일리더), 플랫폼 커머스(GS리테일, 얍컴퍼니, 이지웰페어 등), 금융(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지급결제 보안(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정보통신, 인포바인), 핀테크(8퍼센트) 등이 참여했다.
한편 500V 컨소시엄 측은 "내부 역량을 모아 준비했으나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내년 6월 이후 예정된 2차 접수기간에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500V는 소상공인 등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특화 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자본금 조달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접수를 받은 후 7시께 결과를 발표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금감원의 심사와 외부 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12월 예비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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