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서 400억달러 자금 이탈
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
[ 이상은 기자 ]
시련의 3분기였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에 미국의 금리 인상 불확실성, 유가와 원자재 시장 침체, 폭스바겐 스캔들까지 큰 충격이 잇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고, 각국 증시는 요동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분기 주요국의 주가수익률이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30일 보도했다. 미국 S&P500지수는 지난 석 달간 8.7% 떨어졌다. 2011년 3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올 상반기 강세장을 이끌었던 바이오 및 헬스케어주들이 최근 급락한 영향이 컸다.
앞으로 2주 사이에 발표될 미국 주요 기업의 3분기 이익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반영됐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3분기 미국 기업 매출과 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3.3%, 4.6% 줄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국 시장도 부진했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와 원자재값이 하락했고,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 경제는 휘청거렸다. 22개 원자재에 대한 선물계약을 반영하는 블룸버그상품지수는 3분기 14.8% 급락했고, 신흥국 증시를 반영하는 FTSE이머 ≠梔測?21% 하락했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 속도가 빨라진 탓이 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금융협회(IIF) 자료를 인용, 3분기 해외 투자자가 신흥시장에서 주식 190억달러, 채권 210억달러 등 총 400억달러어치 자산을 순매도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순매도다. 3분기 신흥국의 채권 발행 규모는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브라질과 러시아는 아예 발행하지 못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거래소연맹 소속 거래소들의 지수 하락률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 28일 글로벌 증시 시가총액이 지난 5월 말 사상 최대(77조달러)였을 때보다 12조달러(16%)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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