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소람 기자 ] 30일 서울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건물의 주진형 사장 집무실 앞. 이 회사 리테일본부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지점장 50여명이 오는 5일부터 시행될 ‘서비스 선택제’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소비자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고객과 영업사원의 연쇄 이탈로 영업 기반의 심각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한화투자증권 임직원들이 주 사장의 경영 실험에 반기를 들었다. 일각에서는 주 사장의 연임이 좌절되고 차기 사장 체제가 사실상 가시화하면서 조기에 ‘레임덕’을 맞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가 된 서비스 선택제란 주식 위탁 계좌를 프라이빗뱅커(PB)가 상담·관리해주는 상담 계좌와 비상담 온라인전용 계좌(다이렉트 계좌)로 나누고, 고객이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다이렉트 계좌를 고르면 수수료를 거래 액수에 비례해 산정하는 정률 방식이 아닌 일정 금액을 일률적으로 부과한다. 주 사장은 이 제도 도입을 통해 고객의 서비스 선택 폭을 넓히고, 수수료 산정 방식도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내부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B들의 영업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9월 중순께 일부 임직원은 1차로 반대 성명을 냈다가 징계성 대기 발령을 받았다. 사측에서 연휴 기간 ?직원 메일 시스템을 차단하는 등 소통의 길을 고의적으로 막았다는 게 관련 직원들의 주장이다. 한 사업관련 부서장은 “무조건 자신의 방식이 옳고 다른 방식은 틀리다는 독선적 경영방식을 언제까지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날 본사 팀장 30여명도 “조직 혼란과 직원 간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사장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사내 인트라넷에 올렸다.
그동안 주 사장은 다양한 경영 실험으로 업계에서 ‘이단아’로 불려왔으나 내부 직원이 전면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사장은 최근 그룹에서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연임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통보받았다. 한화그룹은 여승주 그룹경영기획실 전략팀장(부사장)을 한화투자증권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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