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펀드는 안녕하십니까…매니저 1명이 6개 '주물럭'

입력 2015-09-30 18:04
혼자서 48개 감당하기도…리스크 관리 사실상 손 놔
"이런 식으론 신뢰 못 얻어"


[ 허란 기자 ] 영국계 피델리티자산운용은 한국에서 48개 공모펀드를 팔고 있다. 하지만 이들 펀드를 관리하는 매니저는 단 한 명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의 한국법인도 한 명의 매니저에게 23개 펀드를 맡기고 있다. 미래에셋 키움투자 등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매니저 한 명이 운용하는 펀드가 10개가 넘는다.

최근 글로벌 증권시장 약세로 주식형 채권형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국내외 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지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사의 펀드 부실 운용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수 하락으로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한두 명의 펀드매니저가 수십개 펀드를 관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많은 투자자의 불만이다. 한 사람이 운용 전략과 스타일이 다른 펀드를 한꺼번에 운용할 경우 효과적인 위험 관리가 어렵다.

현재 국내에선 639명의 펀드매니저가 3718개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매니저당 운용 펀드는 평균 5.8개. 한국시장의 77배가 넘는 미국의 공모펀드가 9421개인 것과 비교하면 국내 펀드 수가 상대적으로 훨씬 많다. 미국 펀드매니저들은 많아?두세 개 펀드를 운용한다. 이 같은 양상은 한국 자산운용사들이 투자자 유치와 운용보수 확대를 위해 매니저 수와 역량에 관계없이 비슷한 성격의 상품을 ‘붕어빵’ 찍어내듯이 발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머서 홍콩의 오은정 투자컨설팅부문 본부장은 “해외에서는 펀드 하나를 두세 명의 매니저가 함께 운용하는 사례도 많다”며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선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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