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현대그린푸드가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중장비업체 에버다임을 인수해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 사업형 지주회사의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에버다임 주식 809만1992주(지분 45.17%)를 인수키로 했다. 취득 금액은 941억원으로, 현대그린푸드의 자회사 현대H&S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에버다임은 해외 유통 판로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그린푸드는 현대H&S와 시너지 효과 창출을 도모할 것"이라며 "과거 현대리바트 사례를 감안할 때 현대백화점 그룹사의 유통 채널을 활용한 실적개선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범현대 계열의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기업인 현대H&S는 가설공사 부문을 가지고 있다. 이는 에버다임의 건설 중장비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또 현대리바트는 현대그린푸드 합병 이후 현대H&S와 협업을 통해 특판사업부가 성장한 바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현대그린푸드의 그룹 내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이다.
남성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버다임 인수에 따라 현대그린푸드의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며 "2010년 'Passion Vision 2020'에서 밝혔던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한 그룹 역량 강화가 현대그린푸드를 필두로 전개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은 현대백화점이 담당하고 있지만, 현금흐름상 신규 M&A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란 판단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유일하게 그룹의 총수인 정지선 회장(12.7%)과 정교선 부회장(15.3%)이 동시에 상당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총수 일가의 지분가치 증대를 위해서라도 현대그린푸드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과 홈쇼핑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대그린푸드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행보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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