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년…미리 보는 인재포럼
인터뷰 - 제이크 슈워츠 제너럴어셈블리 공동대표
미국 대학 등록금 50년간 연평균 7.45% 올랐는데 비용 대비 성과는 의문
현장서 잔뼈 굵은 전문가가 IT·경영 등 노하우 전수하는 창업 교육기관 요즘 인기
전통적 사업모델 붕괴 가속, 스타트업이 혁신 주도…대기업도 본받는 시대 될 것
[ 박한신 기자 ]
제이크 슈워츠 제너럴어셈블리 공동대표(37)는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투자자문사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에서 일하던 ‘잘나가는’ 인재였다. 이후 펜실베이니아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인 와튼스쿨에 진학한 그는 어느 날 강의를 듣던 도중 이런 생각을 했다. “큰돈과 많은 시간을 들이는 MBA 과정을 통해 얻는 게 무엇인가.”
와튼스쿨에서의 이 경험은 그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으로 인생 경로를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MBA 졸업 2년 만에 제너럴어셈블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뉴욕에서 시작한 오프라인 교육 스타트업이다. 웹 개발과 프로그래밍, 사용자경험 디자인, 데이터 과학, 경영학 등 실용적인 분야들을 가르친다. 대상은 주로 대학 학 ?졸업 이상의 직장인이다. 직장인들이 정보기술(IT) 관련 교육을 받아 직업 경로를 바꾸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스타트업을 세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뉴욕에서 출발한 제너럴어셈블리는 미국 서부와 홍콩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슈워츠 대표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실용성’을 성공의 원인으로 꼽았다. 10주 기준으로 주말 파트타임 교육은 2800달러(약 330만원), 주중 풀타임 교육은 1만1500달러(약 1360만원)라는 적지 않은 돈이 들지만, 철저한 실용 위주 교육으로 확실한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그는 오는 11월3~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 참석할 예정이다.
▷실용적인 직업교육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쓸모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비용 대비 성과입니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해마다 평균 7.45% 올랐습니다. 대학 교육은 비싸졌지만 그만큼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비용 압박은 가중되고 대학의 가치는 제공하는 교육별로 점점 차별화될 겁니다. 대학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직업과 실용교육의 측면에서는 제너럴어셈블리 같은 곳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비슷한 업체가 많이 생겨나는 중입니다.”
▷실용적인 교육의 가치는 뭘까요.
“읽고 쓰고 토론하는 교육만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건 아닙니다. 실용교육은 사람들의 인생에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죠. 취업할 수 있게 해주고, 취업 후 직무를 잘 처리할 수 있게 합니다. 직업의 경로를 바꿀 수도 있고, 승진을 빠르게 할 수도 있고, 기술 격차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60세 이상 노인을 많이 교육했는데 이들 대부분은 웹 개발자가 됐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움으로써 전혀 다른 세상과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된 거죠. 실용교육과 평생교육은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도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사교육이 번창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면에서 미국이 한국 같은 나라를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실용성을 강조하는 것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커리어를 급성장시킬 수 있는 실용적 교육이 한국인의 교육열과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사교육은 때로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공교육뿐 아니라 사교육도 국내총생산(GDP)에 기여를 합니다. 공교육은 공교육의 역할이 있고 사교육에도 나름의 역할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잠을 아껴가며 교육에 시간을 투자해요. 그런 사람들이 바라는 투자에 대한 ‘성과’를 돌려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너럴어셈블리 같은 실용교육 업체들은 만족할 만한 ‘투자수익률’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세계에 스타트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작은 것들이 어마어마한 생산성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대 자본이나 고정자산의 유무 등 전통적인 진입장벽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혁신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 중 모두가 성공할 순 없을 테지만, 대기업도 스타트업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야만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래야만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 건 아닐까요.
“여러 스타트업으로 인해 전통적 사업모델이 붕괴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통적 모델에 있는 사람에게는 고통이 될 수도 있죠. 하지만 사업의 세계에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존재합니다. 조지프 슘페터는 이를 ‘창조적 파괴’라고 불렀죠. 혁신이 기존 질서를 파괴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기업 경제’의 원동력이란 개념입니다. 스타트업으로 인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변화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그로 인한 혼란은 없을까요.
“세계가 과거보다 더 혼란스러워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세기는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전쟁, 빈곤, 경제성장, 그리고 거대한 붕괴가 이어졌습니다. 지금 우리는 그때보다 더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와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많은 면에서 지금은 인간이 살아온 시기 중 가장 안정적인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세계를 항해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교육해 힘을 줄 수 있습니다. 그게 제너럴어셈블리의 목표입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될 때의 노동자들은 이 같은 교육 서비스와 기회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러운 일 아닌가요.”
■ 제이크 슈워츠 약력
△1978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출생 △예일대 졸업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졸업 △2003~2005년 캐피털카운슬 헤드트레이더 △2007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2005~2007년 교육시장 조사업체 스파클링프레시홀딩스 대표 △2008~2010년 사모펀드 어소시에이티드파트너스 근무 △2010년~ 제너럴어셈블리 대표
11월3~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
참가문의 02-6959-3205~6 www.ghrforum.org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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