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도 210만대 조작…'폭스바겐 스캔들' 3대 의혹

입력 2015-09-29 18:02
[ 정인설 / 임근호 기자 ] 폭스바겐에 이어 계열 브랜드인 아우디와 스코다도 디젤차 배출가스를 고의로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다른 브랜드로 ‘폭스바겐 스캔들’의 여파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사건이 번지면서 세 가지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1 - CEO까지 연루?
“2011년 내부 보고 묵살…몰랐을 리 없어”

아우디는 210만대의 디젤차에 배출가스를 속이는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날 스코다도 아우디와 같은 눈속임 소프트웨어를 120만대의 디젤차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상용차 180만대와 그룹 내 나머지 5개 브랜드의 90만대 차량도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폭스바겐그룹 측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폭스바겐 최고경영진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마르틴 빈터코른 전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3일 사퇴하면서 “부정행위에 놀랐지만 조작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27일 독일 일간지 FAZ는 “2011년 폭스바겐 내 기술자가 ‘배출가스 조작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8년간 폭스바겐의 지배자로 군림한 빈터코른이 조작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 검찰은 빈터코른 전 CEO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2 - 미국의 독일車 죽이기?
“1위 달리던 도요타도 대규모 리콜에 휘청”

일부에서는 폭스바겐 스캔들에는 어떤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독일차 죽이기’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1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발표했다. 공교롭게 애플은 이날 전기차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미국은 테슬라와 구글을 중심으로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을 중심으로 디젤차 판매량이 늘면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뎠다. 디젤차의 확산은 폭스바겐의 고속 성장으로 이어졌다. 폭스바겐은 올 상반기에 504만대를 팔아 처음으로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3위로 내려앉았다. 과거 도요타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도요타는 2008년 GM을 누르고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듬해 미국 정부로부터 가속페달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을 명령받아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폭스바겐 주가는 21일 이후 40%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신속하게 결함을 시정하지 않은 BMW의 미니도 조사 중이다. ‘미국 배후론’이 나오는 근거다.

3 - 배출가스 조작은 관행?
“포드·혼다·GM도 비슷한 혐의로 벌금”

배출가스 조작이 독일 차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업계에 퍼져 있는 관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포드는 1998년 밴 차량에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달았다가 78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같은 해 일본 혼다도 비슷한 사례로 1710만달러의 벌금을 냈다. 1995년에 GM이 캐딜락 차량에 배출가스를 임의로 조절하는 장치를 달았다가 1100만달러의 벌금을 부담했다. 1998년엔 볼보와 르노, 캐터필러 등에 같은 이유로 8340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폭스바겐은 이번 사건으로 미국에서만 최소 180억달러(약 21조원)의 벌금을 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부분 기업 스캔들은 경영진의 무지가 원인이지만 폭스바겐 사태는 고의성이 있다는 점에서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만큼 심각하다”며 “폭스바겐은 재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태지만 기업 신뢰도 추락으로 회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설/임근호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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