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 아닌 가족의 가치 생각하는 한가위로

입력 2015-09-25 17:17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신문이나 방송의 호들갑은 여전하다. 귀성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더 많다며 여행객들로 가득한 공항을 비추고, 명절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며느리들의 ‘시월드(시댁) 증후군’을 비중 있는 기사로 다룬다. 그렇다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며 고향으로 내려가는 저 많은 행렬은 무엇이며, 역과 터미널마다 역(逆)귀성하는 노부부들은 또 누구인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가족의 가치는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것이다.

가족은 모든 사회활동과 경제생활의 기초 단위다. 그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또 그 가족이 서로 꿈을 키워가며 사회가 발전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가족 대신 국가가 나서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국가가 자애로운 어버이처럼 보육 교육 노후까지 책임져야 할 판이다. 아이를 안 낳는 저출산 문제, 부모를 돌보지 않는 노인빈곤 문제는 가족가치가 몰락하면서 생기는 일들이다.

선진국들이 이미 경험한 가족 해체가 우리 사회에도 큰 변화가 된 지 이미 오래다. 개인의 고립화와 사적 고통은 물론 사회적 갈등과 비용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1인가구 수는 506만명으로 전체가구의 27%에 이른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542만명, 그 가운데 독거노인이 120만명을 넘는다. 70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압도적으로 세계 1위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가 돌봐야 할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회적 안전망이다. 가족이 무너지면 자녀 양육, 부모 부양 등을 사회가 책임지게 되고 그런 사회는 다시 가족의 끈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 국가가 가족을 대체할 수는 없다.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 함께 가족의 가치를 되찾는 한가위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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