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F35 핵심기술 일본에는 주고 한국엔 못 준다는 사연

입력 2015-09-25 17:16
총 18조원이 투입되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고 한다. 2025년까지 개발 완료해 2026년부터 120대를 생산키로 했지만 레이더 등 핵심기술 네 건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기술이전을 전제로 미국 록히드마틴의 차세대형 F35를 도입하기로 한 것인데, 협상과 계약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어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배경이다. 철저한 조사로 전모를 샅샅이 밝혀야 한다.

물론 당장은 해당 기관과 관련자들의 과실이나 업무 해태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하지만 미국 측 입장이 뒤늦게 바뀐 것처럼 알려지고 있는 배경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정부 관계자들은 기술이전은 성공적이고 추후 협상을 통해 더 많은 기술을 이전받을 것이라고 장담했었다. 더구나 같은 F35를 도입하는 일본과 너무 대조된다. 완제기를 도입하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면허 생산권과 정비창 권한까지 확보했다. 단순히 가격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계약서에 명시된 사항 외 핵심기술의 이전 금지는 미국 정부의 결정이다. 탄탄하지 못한 한·미 관계의 실상이 반영된 것이라면 심각한 일이다. 몇 건의 기술이전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지난 6월 메르스 발생 때 한·미 정상회담을 전격 연기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과 내달 16일 한·미 정상회담으로 불과 20일 사이에 미국을 두 번 방문하게 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참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함께 하는 것과 비교된다. 중국 경도 외교로 한·미 동맹관계의 미묘한 균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음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게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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