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하나금융투자
증권 업황 전망
증권업계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수익성도 추락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 5%도 기대하기 힘든 ‘보릿고개’를 겪은 것이다. 장기불황에 지난해까지 주요 증권사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증권업계 임직원 수는 2011년 말 4만4055명에서 작년 말 3만6615명으로 3년간 17% 감소했다. 지점 수(1236개)도 3년간 30% 줄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의 결과 증권사 비용 부담이 줄었고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할 기반이 마련됐다.
◆개선되는 증권업 환경
올 들어 증권업 환경은 급격히 호전됐다.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증시가 활성화되면서 전형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것이다. 2014년 6조원에 불과하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올 1분기 8조원, 2분기에 10조원대를 기록했다. 증시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평균 60% 안팎인데 유동성 장세를 거치면서 이 비중이 올 4월에는 70%에 육박했다. 최근에도 67~68%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8월 들어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및 증시 폭락으로 촉발된 조정장 탓에 업황은 다소 둔화됐다. 최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枋璲?비교해보면 영업이익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및 국내 금리 상승과 관련한 우려가 없지 않다.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규모는 꾸준히 늘어 올 3월 말 현재 152조원에 달한다. 이는 증권사 전체 자산의 절반에 해당한다. 보유채권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증권회사 실적 금리 민감도가 높아졌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내려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은 손실을 보게 된다. 향후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 채권 운용에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저금리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입장에선 저금리 시대가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금융자산 증가 및 퇴직연금 확대나 저금리에 따른 저축에서 투자로의 패러다임 이동 등 증권산업에 기회가 될 만한 요인은 존재한다.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증권업계 투자자산으로의 ‘자금 이동(money move)’이 기대되는 것이다. 이미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증권업계 고객 자산 연평균성장률(CAGR)은 22.0%로, 은행(6.5%)을 웃돌았다. 이런 자금 이동이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를 맞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레버리지 규제 영향력에 촉각
상품 특징별로 보면 중위험·중수익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2014년 하반기부터 ELS(파생결합증권) 발행이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 ELS 발행액은 23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손실 위험이 적고 중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해외지수형 ELS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ELS 발행이 늘면서 새로운 정부 규제 리스크가 불거졌다. 바로 레버리지 비율 규제다. 파생결합증권(ELS, DLS 등) 판매가 급증하면서 증권사의 레버리지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원회는 2016년부터 레버리지 비율 규제를 도입해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증권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가 발표한 ‘증권사 건전성 규제체계 개편 후속 조치’에 따르면 레버리지(총자산/자기자본) 비율이 1100% 이상(2년 연속 적자는 900% 이상)이면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한다. 레버리지 비율이 1300% 이상(2년 연속 적자는 1100% 이상)이면 경영개선요구 등 적기 시정조치가 내려질 예정이다.
파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업계 특성을 고려할 때 금융위의 조치는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많다. 2014년 말 기준 은행업권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이 1200%에 달하기 때문이다. 규제 실시를 앞두고 자본 여력이 부족한 증권사들이 레버리지 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자산을 축소하거나 자본을 확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손미지 <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mjson@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