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하루 새 1억5000명 증가

입력 2015-09-24 18:55
하루 수입 1.25달러서 1.9달러 이하로
세계은행, 빈곤층 기준 상향 조정


[ 이상은 기자 ] 세계은행(WB)이 ‘빈곤층’의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하루 1.25달러 이하의 수입(구매력평가·PPP 기준)을 올리는 사람을 빈곤층으로 판단했는데, 앞으로 이 기준을 하루에 1.9달러로 높이기로 했다. 약 50% 상향 조정한 것이다.

기준선 아래에 있는 사람 수가 대폭 늘어나게 됐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과 남미에서 1.25~1.9달러 소득을 올리던 ‘차상위층’이 대거 빈곤층으로 재분류됐다. 아·태 지역 빈곤층 수는 1억5700만명에서 2억9300만명으로, 남미의 빈곤층은 2900만명에서 3700만명으로 다시 집계됐다. 이런 식으로 세계 빈곤층 수는 약 10억명에서 11억5800여만명으로 1억5000만명 불어났다. 세계은행은 오는 10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회의부터 새 기준을 쓸 계획이다.

이번 조정은 세계은행의 구매력평가 기준 빈곤층 인구 비중이 1981년 52%에서 1990년 43%, 2011년 17%로 급속히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FT에 “데이터를 현실에 맞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가난 극복에 효과적이었다고 주장하는 ‘위대한 탈출’ 저자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세계은행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빈곤인구 수가 많이 집계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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