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농업기업과 연내 합작법인 설립…2018년 생산량 3000만개 목표
[ 김용준 기자 ]
국내 농업벤처기업인 이그린글로벌이 중국 최대 농업기업인 베이다이황그룹과 손잡고 중국 감자시장에 진출한다. 중국은 미국의 15배가 넘는 세계 최대의 감자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감자 재배면적을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신기준 이그린글로벌 대표는 22일 “중국 베이다이황그룹과 연내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씨감자를 대량 생산해 중국 전역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그린글로벌은 병 없는 무병(無病)씨감자를 계절에 관계없이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신 대표는 해표식용유로 유명했던 신동방그룹 고(故) 신명수 회장의 차남이다.
○중국 감자 시장, 미국의 15배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신 대표는 2001년 컨설팅회사를 세웠다. 국내외를 돌며 좋은 기술을 찾아 국내 대기업에 소개했다. 직접 투자도 하고, 제조도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2006년 어느 날, 전북 전주에서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부들을 만났다. 이들은 특용작물을 재배하면서 씨감자 대량생산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세계 감자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던 신 대표는 아버지인 신 회장에게 자문을 구했다. 수십년간 식용유를 생산하며 콩과 옥수수를 수입해본 신 회장은 “감자 좋다. 감자로 제조한 전분도 고수익 제품”이라고 사업에 찬성했다. 사업자금도 일부 내줬다.
신 대표는 이후 3년간 비용과 안정성, 시장성을 검증했다. 생감자는 국가 간 무역이 제한된 품목이다. 감자에 자연스럽게 묻어 있는 흙에 자생하는 미생물이 다른 나라의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공된 감자만 대량으로 무역이 이뤄지고 있다. 국가별로 생산성 차이도 컸다. 그는 “미국은 무병씨감자 하나를 계속 배양해 100개를 재배할 수 있다면 중국은 30개밖에 재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사업하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헤이룽장성에 재배지를 확보했다. 연구개발을 통해 무병씨감자 배양 단가도 10분의 1로 낮췄다. 신 대표는 “식물공장에서는 기후에 관계없이 매일 배양할 수 있어 대량으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감자를 배양하던 2013년 베이다이황그룹으로부터 제안이 왔다. 감자를 공동 재배하자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2년간 감자를 공동 재배했다. 올해 수확량은 200만개 정도 된다. 베이다이황 측은 이그린글로벌의 기술력을 검증하고, 최근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여 연내 합작법인을 세워 2018년까지 생산량을 3000만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
○미국 3대 농업펀드도 투자
이그린글로벌은 미국에도 진출했다. 미네소타 공장을 10월 준공한다. 이 공장에서 나온 씨감자는 미국 3대 가공식품 회사 중 하나인 콘아그라(매출 21조원)가 모두 사가기로 계약했다. 신 대표는 또 다른 미국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남미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세웠다.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해외 시설투자 자금이 필요해 작년 국내에서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업종이 농업이라는 이유로 투자받지 못했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지난 3월 미국 3대 감자농장을 소유한 농업펀드 자이츠 앤드 선즈를 찾아가 사업모델을 설명했다. 얼마 후 이 회사의 오너가 직접 20억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가 이뤄진 뒤 싱가포르 사모펀드 ACA의 펀드매니저와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져 18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신 대표는 “감자회사가 아니라 농업기술회사라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의 경쟁력에 대해 신 대표는 “일반적으로 온실을 지어 씨감자를 1000만개 재배하려면 6만6000㎡(2만평) 정도가 필요하지만 식물공장에서 배양할 경우 1322㎡(400평)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재배기간이 짧고, 계절에 관계없이 재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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