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IST
CPS 글로벌센터
CPS는 IoT에 제어기술 더한 것
스마트홈·스마트카 구현에 필수
[ 오경묵 기자 ]
오전 6시. A씨는 잠에서 깨어나 창문에 손을 가져다 대면 지난 밤 본인의 수면 상태와 아침 건강 상태가 스마트워치에 표시되는 것처럼 창문에 나타난다. 이어 병원에 누워 있는 어머니의 건강 상태를 직접 체크하고 주치의에게 브리핑을 받는다. 아침을 먹은 그는 무인 자동차를 타고 직장으로 출근한다. 무인자동차는 도로상의 통행량 등 정보시스템과 자동으로 교신하며 신제품설명회를 위한 발표 준비에 몰두할 수 있게 한다. 스마트홈과 스마트자동차를 구현하는 이런 모습은 SF영화나 소설에서 묘사되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사이버 물리시스템(CPS) 연구로 구현할 수 있는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이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총장 신성철)가 CPS 연구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CPS(사이버물리시스템)는 물리적 세계와 사이버 세계를 통합하는 시스템으로 우리가 보고 만지고 이용하는 현실의 물리 세계와 컴퓨터와 통신으로 대표되는 가상 세계와의 융합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CPS는 사물인터넷(IoT) 릿?한 단계 더 발전된 개념이다. IoT는 인간의 조작 없이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의 사물끼리 인터넷(유무선 네트워크)으로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CPS는 IoT에 제어기술을 더한 것으로 스마트홈, 스마트자동차의 구현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손상혁 DGIST 펠로가 이끄는 CPS글로벌센터는 이 같은 사이버물리시스템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미국 미시간대, 버지니아대, 펜실베이니아대, 카네기멜론대 등과 CPS연구컨소시엄을 구성해 차량 및 통신, 의료 및 헬스케어, 스마트 사회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관련 분야 연구성과도 나오고 있다. CPS글로벌센터는 치매 환자의 진행 상태와 공격적 행동 양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킨텐스 시스템’을 버지니아대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주먹, 발차기, 밀침, 던짐 등의 움직임을 3D 데이터화했다. 이 데이터를 분석 가공해 환자의 위험 행동 패턴을 판별하고, 치료 경과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자동차 및 교통 CPS 연구도 한창이다. CPS글로벌센터는 교차로에서 차량의 방향 전환 정보에 기초해 차량 경로를 안내하는 장치와 방법을 연구해 최단 시간에 도착지에 이르는 최적의 경로를 찾는 데 성공했다. 손 센터장은 “CPS 분야는 21세기 인류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에 혁신을 가져올 분야로 국제적인 연구 협력을 통해 DGIST가 CPS 연구의 허브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DGIST의 또 다른 CPS 연구의 한 축은 고신뢰 CPS연구센터다. 물리적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CPS로 구현되는 세계에서는 컴퓨터가 바이러스 공격을 당하면 여파는 전산 마비에 그치지 歌? 컴퓨터가 컨트롤하는 사회기반시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어떤 외부 공격과 오류에도 시스템을 자율적으로 복원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SW 기술이 필요하다. DGIST 고신뢰CPS연구센터는 사회 인프라의 신뢰성을 향상하는 CPS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탄생했다.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8년간 16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CPS를 기반으로 시스템 오류나 외부 공격 시 국방 및 에너지, 교통 시스템 등 사회 인프라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CPS글로벌센터와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CPS기술은 SW와 ICT 연동을 통한 상호 연결성을 기반으로 거대화, 복잡화하는 사회시스템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고신뢰CPS연구센터는 DGIST뿐만 아니라 KAIST, 서울대, GIST, 포스텍, 국민대, 아주대, 고려대, 한양대 교수와 연구진, 기업 연구진 등 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센터는 CPS 기반 SW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태양광발전 시스템 모니터링 솔루션과 산업용 제어기 모듈에 개발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한 뒤 다양한 사회 인프라에 응용할 계획이다. 연구 종료 시점인 2022년엔 임베디드 기술 시장 규모가 200조원 이상으로 전망돼 CPS 기술의 성공적 개발은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용순 센터장은 “SW와 물리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어우러져야 한다는 점에서 제어, 컴퓨팅, 통신의 융복합 연구가 핵심이 되는 분야”라며 “센터연구를 통해 국내 CPS 기술의 기반이 확충되고 나아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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