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식품MD·빅데이터 분석…나만의 무기로 유통에 통하다"

입력 2015-09-21 18:59
신입사원 2인의 입사 성공기

'준비된 MD' 김가은
유통전문가 꿈꾸며 3년간 공부…서류에선 식품MD 초점 맞춰
한 상품 공부한 내용 자세히 표현

'데이터 맨' 한세환
MBA서 빅데이터 컨설팅 전공…고객 데이터 분석 역량 강조
전공 살린 독특한 제안 '눈길'


[ 공태윤 기자 ]
이마트는 입사 후 1~2년간 신입사원 대부분을 현장으로 보낸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고객 응대, 상품 선도관리, 상품진열, 가격·이익률·재고·발주관리, 고객 불만 해결, 행사 진행 등 매장에서 이뤄지는 일이다. 특히 추석 등 명절을 앞두고는 선물세트 판매와 배송, 사후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신입사원이 된 김가은, 한세환 씨를 지난 17일 만났다. 일을 하다 보면 하루 평균 3만보 이상 걷게 된다는 신입사원 둘은 인터뷰 후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대학 2학년 때 MD를 꿈꾸다

“아는 만큼 보이니 상품기획자(MD)가 되고 싶다면 상품에 대해 공부하?”

2012년 대학 2학년 때 담당 교수의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꿨다. 김가은 씨는 한 학기 수업 동안 ‘이마트의 저렴한 가격 비결’을 파헤치면서 이마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마트의 비전, 스왓(SWOT) 분석, 할인점 동향 등을 통해 자연스레 졸업 후 이마트에 입사할 꿈을 꿨다. 유통전문가를 꿈꾸다 보니 유통관리사 자격증도 따게 됐다. 직접 장을 보면서 3개 할인점의 물품, 가격, 품질을 비교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마트의 자기소개서 항목 1번은 ‘이마트 지원 이유와 입사를 위한 노력’. 많은 입사 지원자가 지원 동기를 어려워하지만 김씨는 지난 3년간의 ‘이마트 바라기’ 과정과 자체 개발상품(PL)의 강점 및 개선점을 신나게 적었다. 아울러 ‘식품 MD’에 초점을 맞춰 구체적으로 한 가지 상품을 정해 공부한 내용을 자세히 표현했다. 결과는 서류전형 합격.

서류를 통과한 김씨는 지난해 처음 도입된 ‘드림 스테이지’ 프레젠테이션(PT) 주제 가운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이마트 식품 MD의 제안’을 골랐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중년·실버 1인 가구를 겨냥한 이마트만의 알뜰 식품 제안을 준비해 발표했어요.”

올겨울 7주간의 프로페셔널 인턴십 후 2월 말 합격자 통보를 받은 김씨는 “그토록 바라던 이마트에서 일하게 됐다는 생각에 하늘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후조(오후 2시~밤 12시 근무) 일을 하면서 밤늦게 퇴근하지만 김씨는 회사 내에서 ‘웃찾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힘들 때 동료에게 먼저 찾아가 웃음과 긍정에너지를 주고, 일이 주어지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다니며, 함께 일하는 선후배를 늘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김씨는 현재 이마트 월계점에서 일반가공식품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돌고 돌아 31살의 ‘늦깎이 이마트맨’

2014년 5월 서른 살의 한세환 씨는 이마트 입사를 위해 남과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입사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주는 ‘신세계 유통 프런티어 공모전’이 나와 지원했다.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한 뒤 경영대학원에서 빅데이터 컨설팅을 연구한 한씨는 대학 시절부터 학비와 용돈을 스스로 벌어 감당했다. “부모님이 ‘경제적 독립이 돼야 진정한 성인’이라는 말씀으로 교육했어요.” 한씨는 단순한 아르바이트 대신 친구들과 MP3 도매업, 기업 웹 디자인 등의 소규모 사업이 시간 대비 효용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기업 간 거래(B2B),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하면서 자연스레 마케팅과 영업에 흥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한씨는 우연히 접한 ‘이마트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이 전공한 수학과 빅데이터 분석력으로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기소개서 항목 2번 ‘지원직군에서 하고 싶은 일과 차별화된 능력을 기술하라’는 질문에 대해 한씨는 경영지원 마케팅 가운데 ‘고객분석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대학 시절 장사했던 일, 상품의 기획·마케팅·판매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실패를 통해 생긴 저만의 통찰력을 구체적으로 작성했습니다.”

2차 면접 드림스테이지에서 ‘이마트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란 주제를 선택한 한씨는 남들이 하는 마케팅 접근이 아닌 자신의 특기를 살린 데이터 분석을 통한 전략을 제안했다. “남과 비슷한 전략으로는 승산이 없어요. 자신의 전공을 살린 독특한 분석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면접 임원들도 저의 제안에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거든요.”

이마트인이 되기 위해 돌고 돌아온 한씨에게 앞으로 이마트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이젠 데이터 시대가 오고 있어요. 고객에 대한 정량적 분석기술로 고객의 인사이트를 찾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 이마트 신입사원 2인 프로필

▷김가은 : 1992년생, 경희대 외식경영학과·언론광고 PR 복수전공, 2015년 2월 졸업, 2015년 3월2일 입사, 이마트 월계점 일반가공 PC(Profit Center)

▷한세환 : 1985년생, 서강대 수학과·경영학 복수전공, 서강대 MBA 경영컨설팅학(빅데이터 컨설팅 분야), 2015년 3월2일 입사, 이마트 구로점 농산 PC 과일 코너 담당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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