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동결] '불안의 씨앗' 남긴 FOMC…"코스피 2000선 안팎서 움직일 것"

입력 2015-09-18 18:09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 금융시장

의미 퇴색한 '금리 동결'

신흥국 통화 약세 지속…원자재 가격 반등 주목
"실적·업황 개선되는 대형주에 관심가질 만"


[ 윤정현/이태호/민지혜 기자 ] 주식시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조치에 일단 안도했지만 줄곧 ‘개운치 않은’ 모습이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지연이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는커녕 되레 불안만 키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과 관련해 뚜렷한 향후 일정을 밝히지 않고 각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불안의 씨앗’만 뿌렸다는 지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정책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늘면서 금융시장에서 피말리는 ‘눈치보기’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눈치만 보는 시장

18일 코스피지수는 19.46포인트(0.98%) 오른 1995.95에 마감했다. 결과만 보면 금리인상 우려가 미뤄진 데 따른 ‘안도감’이 상승장을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주가흐름은 투자자들이 FOMC 결정에 ‘확신’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뚜렷이 보여줬다. 새벽에 전해진 금리인상 연기 소식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 시초가는 0.1% 상승한 1978.39에 불과했다. 곧이어 5분도 채 안 돼 하락 반전하며 FOMC 결정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혼란스런 모습이었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연기한 것이 호재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수가 10포인트 이상 빠지며 장중 1964.12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데는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외국인 자금흐름도 뚜렷한 원칙이 없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6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장중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다 오후 들어서야 ‘사자’로 입장을 굳혔다. 이날 혼란스런 주식시장 움직임을 두고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금융시장을 다시 ‘불확실성의 늪’에 빠뜨렸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상승도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Fed가 이번에 미룬 금리인상 시점을 12월이 아닌, 오는 10월 회의까지 열어둬 불확실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인상 가능성도 나오면서 이번 금리 동결 조치의 의미가 퇴색됐다”며 “동결 배경에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과 물가 하락 압력이 있는 만큼 한국시장에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코스피 2000 넘기 힘들다”

올해 내내 시장이 안고 온 금리인상이라는 변수를 앞으로도 계속 의식해야 해 투자심리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부분 올해 최고점을 2000 안팎으로 전망했다. 주익찬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안이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현재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수급에 대한 전망도 불안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전면적으로 순매수로 전환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단기 유동자금이 미국 투자자산으로 선회하고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 신흥국 경제와 통화가치에도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이날 4개월여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연 1.635%로 0.04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5월12일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금리도 오를 것이란 두려움을 덜어낸 투자자들이 마음놓고 채권을 샀다”면서도 “미국이 여전히 ‘돈풀기에 취한’ 금융시장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 만큼 앞으로 국내 금리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리인상이라는 변수가 지속적으로 주식시장 불안을 자극하는 장세에선 대형주가 중소형주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경기 회복 여부와 유가 향방도 핵심 변수”라며 “실적 및 업황이 개선되는 경기민감 대형주 중심으로 안전 위주 투자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이태호/민지혜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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