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룰 충돌, 친박 거사설…긴장 감도는 새누리

입력 2015-09-18 18:00
원유철도 "국민공천제 아닌 제3의 길 모색" 가세

'반김무성 전선' 형성 움직임
"공천권 확보위해 당권 탈환"…총선 전 '친박 거사설' 나돌아

정면대응 나선 비박계
오픈프라이머리 고수 의지…"대통령 레임덕 재촉" 경고


[ 조수영 기자 ] 새누리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고 이뤄내겠다”고 밝힌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 친박근혜(친박)계가 외연을 넓혀가며 공세를 펴는 가운데 비박근혜(비박)계가 맞대응에 나서면서 계파 간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18일 갈등 기류에 기름을 부은 사람은 원유철 원내대표였다. 비박계로 분류되던 원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전략공천이라든가 컷오프 등을 도입하는 바람에 완벽한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오픈프라이머리의 근본 취지를 살리고,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것을 토대로 해서 우리가 제3의 길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의 총선 공천 규칙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사정 변경이 생겼다는 차원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전날 서청원 최고위원의 논리와 거의 같다. 친박계에 비박계 일부가 더해져 ‘반 김무성 전선’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고수 의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날 성균관대에서 열린 ‘성균관 추기석전’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픈프라이머리는) 국민 절대다수의 생각과 또 우리 당이 당론으로 결정할 정도로 많은 의원의 찬성이 있는 것으로, 그 정신은 어떤 경우라도 훼손돼선 안 된다”며 “야당과 합의하기 위한 노력을 마지막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기자들과 만나서도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마지막 노력을 할 때까지 해보고 도저히 법으로 이것을 못하겠다는 결론이 나오게 되면 당내에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는 정신하에 또 공식기구를 구성해 다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원 원내대표의 ‘제3의 길’ 언급에 대해 “원론적인 발언”이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지만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의 오픈프라이머리 흔들기가 이어지면서 “친박계의 거사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충분한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친박계가 당권을 탈환할 것이라는 게 ‘친박계 거사설’의 핵심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던 유승민 원내대표가 퇴진한 이후 “다음 대상은 김 대표”라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 분분했다. 공교롭게도 부친의 친일 의혹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친박계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 연말 국회로 돌아오게 되는 시점을 대비한 친박계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비박계는 친박계와 원 원내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김 대표가 개인적인 문제로 마음에 상처를 입고 힘든 시기인데 이를 틈타서 ‘김무성 흔들기’에 나서는 것은 설마 아닐 것”이라며 “그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 친박계를 비판했다.

또 ‘김무성 대선후보 불가론’을 밝힌 윤상현 의원에 대해서도 “(윤 의원의 발언이) 혹시 술에 취해서 한 이야기인지, 맨정신으로 한 이야기인지 자체가 궁금할 정도로 아무 실익이 없다”며 “김무성 흔들기를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해서 차기 대선 권력 갈등을 일찌감치 표면화시킨다면 대통령의 레임덕을 재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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