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 테샛- 중학생을 위한 페이지] 메세나 활동

입력 2015-09-18 17:58
오형규 논설위원과 함께하는 생활서 배우는 경제상식 (23)


메세나 활동

메세나 활동은 기업들이 문화, 예술에 대해 적극 지원하는 활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메세나는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의 정치가, 외교관, 시인이었던 가이우스 마이케나스를 프랑스어로 부른 이름입니다. 마이케나스는 당대의 베르질리우스, 호라티우스 등 시인, 예술가들과 두터운 친교를 맺고 그들의 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며 문화, 예술의 보호자를 자처했습니다. 이런 마이케나스를 오늘날 기업들의 문화, 예술 지원 활동에 비유하게 된 것이죠.

현대에 들어 메세나 활동은 기업이 자신의 본업과는 무관한 문화·예술 후원, 스포츠 지원, 공익적 차원의 예술 후원을 총망라하는 뜻으로 쓰입니다. 전혀 인기 없는 스포츠를 기업이 후원하는 것도 메세나 활동에 해당되죠. 메세나가 지금의 뜻으로 사용된 것은 1966년 미국 체이스맨해튼은행의 회장이었던 록펠러가 기업의 사회공헌비 일부를 문화·예술 지원에 쓰자고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1967년 미국에서 기업예술후원회가 발족한 것을 시작으로 25개국에서 32개의 메세나 협의회가 조직돼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4년 한국메세나협회가 발족돼 현재 56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일찍부터 메세나 활동에 참여하여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입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미 1977년에 문화재단을 설립했고, 형편이 어려운 음악 영재들을 위해 명품 악기를 사서 빌려주고 장학금을 주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보기 힘든 단편영화를 후원하기 위해 국제단편영화제도 개최하고 있죠. 이것이 기폭제가 되어 지금은 수많은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음악 공연, 미술 전시 등을 후원하고 문학상을 제정해 문인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조건 없는 후원’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지도층 인사들이 메세나 활동을 하고 솔선수범한다면 사회적으로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클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길이 되기도 하죠.

노블레스 오블리주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프랑스어로 ‘귀족들은 명예를 누리는만큼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유럽에서는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앞장서 목숨을 바쳐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는 대신, 평소에는 평민들의 복종과 세금을 요구한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특권을 누리는 상류층이 솔선수범해야 사회가 건강하게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입니다. 이 용어는 프壕?북부의 항구도시 칼레에서 벌어진 실제사건에서 유래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의 100년 전쟁 초기에 칼레가 영국군에 포위됐고, 칼레 시민군은 1년을 버티다 항복했습니다. 영국 왕 에드워드3세는 칼레의 시민 전체를 몰살시키지 않는 대신 대표를 뽑아 처형하겠다며 대표 6명을 보내라고 요구했죠. 모두들 머뭇거릴 때 부자, 귀족 등 6명이 나섰습니다. 재산이 많고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먼저 자기 목숨을 내놓은 것이죠. 이들은 목에 밧줄을 걸고 맨발로 교수대로 향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시민 6명이 고뇌에 찬 모습을 조각한 것이 바로 로댕의 걸작 <칼레의 시민>입니다. 임신 중이던 영국 왕비가 태어날 아기를 염려해 왕을 설득한 끝에 실제로 처형이 집행되진 않았습니다. 정말 감동스러운 이야기죠.

칼레의 시민 6명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으로 꼽힙니다. 고귀한 신분일수록 의무에 충실해야 하며 특권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의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왕이나 귀족의 지배에 대해 하층민이 복종하게 만드는 방책일 수도 있지만, 지도층의 솔선수범은 국민을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고대 로마 초기에는 귀족의 자제들이 전쟁에 앞장서 나갔고 기부, 봉사를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여겼습니다. 2차 포에니 전쟁에서는 최고 지도자인 집정관이 무려 13명이나 전사했죠. 이런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있었기에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6·25전쟁 때는 미국 장성의 아들 142명이 참전해 35명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습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해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부가 됐지만 기부에 앞장서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나마 경주 최 부잣집이 흉년이 들 때 주변 농민들의 땅을 빼앗지 않고, 사방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을 실천했을 뿐이죠. 임진왜란 때 왕과 양반들은 도망치고 정작 나라를 구한 것은 신분이 미천한 의병들이었죠. 현대에 들어서도 오히려 사회 지도층이 부동산 투기에 앞장서고, 본인이나 자식의 병역의무를 기피하고, 세금을 안 내 비난받는 일이 많습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선장과 승무원은 가장 먼저 탈출하고 고위 공무원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핑계만 늘어놨죠.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무엇보다 지위와 명예,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친구들도 나중에 어른이 되었을 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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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최저가격제에 대한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1) 공급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2) 최저임금은 최저가격제의 한 사례이다.
(3) 최解“鳧?시장가격보다 낮게 설정되면 실효성이 없다.
(4) 정부가 경쟁시장에 실효성이 있는 최저가격제를 도입하면 그 재화에 대한 초과 수요가 발생한다.
(5) 정부가 최저가격을 설정하여 그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지 못하게 통제하는 제도를 최저가격제라고 한다.

[해설] 최저가격제는 가격 통제의 일종으로 정부가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 하한선을 정하는 제도다. 최저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면 실효성이 없다. 생산자(공급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최저임금제, 농산물 최저가격제 등이 대표적이다. 최저가격제도 하에서는 최저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아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초과 공급이 발생하게 된다. 시장 균형거래량은 감소하게 되며 생산자 잉여도 줄어든다.

[정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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