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살인' 김일곤, 시신 車에 싣고 8일간 '전국 활보'

입력 2015-09-17 18:09
'트렁크 살인' 용의자 김일곤(48)은 충남 아산에서 피해자 주모(35·여)씨를 살해한 후 주씨의 시신을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김씨가 주씨를 살해하고 나서 시신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서울과 속초, 부산, 울산 등지를 돌아다녔다고 진술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 진술에 따르면 그는 이달 9일 오후 2시10분께 아산의 한 대형마트에서 주씨를 납치한 이후 주씨 차량을 직접 운전해 마트를 빠져나왔다.

이후 김씨는 용변을 보고 싶다는 주씨를 천안시 두정동의 한적한 골목에서 내려줬다.

그러나 주씨가 이 틈을 타 도주를 시도하자 곧바로 제압해 다시 차량에 태우고 나서 목을 졸라 살해했다.

경찰은 김씨가 주씨를 살해한 직후 곧바로 트렁크에 실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주씨의 차를 운전해 서울에 올라왔다가 강원도 속초로 이동했다.

'마음이 힘들어서' 속초에 갔다고 김씨는 진술했다.

김씨는 그곳에서 다시 부산 광안리로 향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던 터에 속초에서 주씨의 신분증을 보고는 주씨가 경남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경남과 가까운 부산에 묻어주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튿날인 10일 부산에서 울산으로 이동해 다른 제네시스 차량의 앞 번호판을 훔쳐 바꿔 달고서 주로 국도를 이용해 서울로 돌아왔다.

차량이 서울에 들어온 것은 11일 오전 4시39분께인 것으로 서울요금소에서 확인됐다.

이렇게 장거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김씨는 주로 주씨의 시신이 실린 차 안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서울에 온 김씨는 자신이 거주하던 성동구 고시원에서 짐을 챙겨서 나와 다시 차에 탔다.

김씨는 서울 영등포구가 거주지였으나 실제로는 지난달 19일부터 성동구의 한 고시원에 가명으로 지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성동구 황학로터리 인근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내고서 그날 오후 2시40분께 성동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 주씨의 시신이 있는 차량을 주차해 불을 지르고 달아났다.

범행 이후 김씨는 하남 등지로 도망을 다니다가 16일 서울로 다시 돌아왔으며, 이날 오전 성동구 성수동의 한 동물병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개 안락사 약을 요구하고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11시5분께 검거됐다.

경찰은 이달 14일 김씨를 현상금 1000만원에 공개 수배했고 결국 시민 신고로 그를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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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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