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중소기업이 수년간의 노력 끝에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기계 부품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외국기업의 도넘은 시장 진입 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강서구 다대동에 본사를 둔 ㈜나라코퍼레이션(대표 이문호)은 1979년 창업이래 산업용 동력전달장치인 커플링 제품을 30년 넘게 생산해 왔다.
주력 제품은 기어커플링, 디스크커플링 등 산업용 커플링과 전기에너지 절감장치인 변속유체커플링, K9 자주포와 K1 전차용 정밀방산부품 등이다.
◇동력전달장치 제품 국산화 '한우물'
이 중 회전수 변속 운전방식으로 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변속유체커플링은 나라코퍼레이션이 국산화에 성공하기 이전까지 독일의 다국적 기업이 국내시장을 독점해왔다.
이 부품은 고기술·고품질이 요구돼 개발비용과 인력, 시간면에서 중소기업이 국산화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제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나라코퍼레이션은 사내 기술연구소를 만들고 수년간 전문 설비와 기술인력에 투자를 쏟아부어 1998년 마침내 국산화에 성공했다.
일반형 변속유체커플링(1800rpm)의 국산화에 성공한 이 업체는 이후 고속형 변속유체커플링(3600rpm)와 대형 발전소 보일러 급수펌프에 적용되는 대마력의 초고속형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지금은 오일,가스설비에 사용되는 대마력(1만rpm)의 국산화에 도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수입의존도가 높았던 제품들의 국산화 개발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국내는 물론 일본 기업들에게도 우수 기술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변속유체커플링 개발은 국내 기업이 변속유체커플링의 제조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 의미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나라코퍼레이션은 향후 자사공장에 테스트베드 등 중소기업으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려운 시험설비 등을 갖춰 이 분야 세계 1등기업이 되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시장 진입 방해에 회사 존립 '흔들'
하지만 이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외국계 기업이 거대자본과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시장 진입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 외국계 기업의 국내판매대행사가 나라코퍼레이션이 개발한 제품이 중국산을 수입한 것이라며 검찰에 고소까지 했다.
다행히 지난 7월 31일 검찰이 이 사안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해당 업체가 다시금 판매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법적 분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이러한 법적분쟁이 이어지면서 변속유체커플링의 주 사용처인 대기업과 공기업 등이 해당제품의 사용을 기피할 수 있는 선의의 피해까지 우려될 수도 있다는 것. 애써 개발한 국산제품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도 펼치지 못한 채 사장될 위기에 처하자 회사는 답답함을 넘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 대표는 "무혐의에도 불구하고 항고 등으로 계속 법적 분쟁을 유발해 판매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른 고객사의 불편이나 불만이 있다면 언제든지 현장 실사나 검증을 통해 해소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중소기업이 어렵게 국산화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의 독점권을 갖고 있는 외국계 기업이 조직적으로 방해하면 고스란히 당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러한 횡포에도 불구하고 전임직원이 세계 1등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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