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실 쌓이는데…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신설 무산

입력 2015-09-17 10:34
기업 부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내놓은 각종 대책이 자꾸만 꼬이는 모습이다.

17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를 신설하는 대신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기존 계획이 다소 위축되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애초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업구조조정전문사는 시장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선회를 의미하는 상징물이었다.

기업구조조정은 정부 주도로 진행하면 관치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채권단 주도로 하면 채권회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기업에 불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금융당국은 애초 신한·국민 등 8개 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 1조원, 대출 2조원 등 최대 3조원을 투입한다는 마스터플랜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사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예산과 인력이 문제가 됐다.

8개 은행이 1200억원씩, 캠코(자산관리공사)가 400억원을 출연해야 하는데 이들이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신설회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인력 수급 또한 만만치 않은 문제로 지적됐다.

부실채권 관리나 기업구조조정 등의 업무는 전문성이 매우 강해 이런 인력을 시장에서 어떻게 대규모로 조달할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상당했다.

시중은행들이 설립한 유암코라는 자산관리회사의 존재도 문제가 됐다.

유암코가 이미 부실채권관리와 자산유동화, 기업구조조정 등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자칫하면 '옥상옥(屋上屋)'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기업구조조정 전문사를 신설하는 대신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수용한 배경에는 시장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의지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상시화 문제도 사실상 표류하는 상태다.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등 23명이 지난 7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정무위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까지 한시법인 기촉법을 영구법으로 전환하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금감원장의 조정 권한을 명문화하는 등 내용이 담긴 이 법안은 기업구조조정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지만 대법원과 법무부가 이견을 표명하고 있다.

대법원은 이 법안의 가장 핵심 내용인 한시법 체제를 영구화하는 데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시장 기능에 의한 자율적인 기업구조조정 관행 정착이라는 기촉법 최초 제정 취지를 감안할 때 기촉법 상시화는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워크아웃과 회생절차가 조화롭게 양립할 방안이 없다면 기촉법을 한시법으로 다시 제정하는 것이 낫다는 뜻을 제시했다.

금감원장에게 채권자 간 이견 조정 권한을 부여한 조항에 대해선 법무부와 대법원이 함께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법무부는 "채권자 사이의 채무조정은 금감원장의 원래 직무 범위에 속하지 않고 시장 기능?의한 자율적인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한다는 기촉법 본래 목적에도 배치되는 만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와 대법원의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기촉법 개정안은 정무위 법안 심사 단계에서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무위를 넘어서더라도 국회 법사위에서 상당 부분 보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조선과 건설, 철강 등 주력 산업이 부실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산적해 있는데 기업구조조정을 강화하려는 제도 개선안이 계속 표류하는 상황"이라면서 "어떤 방향이든 결론을 도출해 신속하게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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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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