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봉 '서부전선'서 열연한 배우 여진구
[ 선한결 기자 ]
배우 여진구(18·사진)는 영화계 최고 기대주로 꼽힌다. 아역 시절부터 다진 탄탄한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2005년 여덟 살 때 ‘새드 무비’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12년 SBS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한류스타 김수현의 아역을 맡아 유명세를 탔다. 이후 누아르 액션영화부터 시트콤까지 3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를 펼쳤다. 고교생이지만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연기 할 때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서부전선’에선 북한군 병사 영광을 연기했다.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6·25전쟁이 나자 학도병으로 탱크부대에 배치된 인물이다. 전장에서는 고향에 두고 온 어머니와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떠올린다. 16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순수하고 솔직한 소년을 연기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상대역인 한국군 병사 남복(설경구 분)과 투닥거리는 장면은 평소 모습을 그대로 살려 표현했습니다.”
영화는 남복과 영광이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비밀문서를 놓고 대결하는 과정을 담았다. 휴전을 사흘 앞두고 소속 부대가 전멸해 서부전선에서 혼자 탱크를 지키게 된 영광은 남복이 이동 중에 떨어뜨린 한국군 비밀문서를 발견하고 두 사람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하게 된다.
“전쟁을 배경으로 했지만 전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영광과 남복 모두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어하는 이들이죠. 세대를 넘어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영광은 극중 18세, 여진구의 나이와 같다. 여진구는 “연기하면서 학도병들이 느꼈을 공포에 숙연해진 적이 많았다”며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나이에 가장 두려운 것이 죽음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진구는 이번 영화에서 설경구 정인기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면 현장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술에 취해 주정하는 등 아직까지 경험해 본 적 없는 장면을 촬영할 때도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 “아직 학생이라 취할 정도로 술을 마셔본 적이 없어요. 설경구 선배의 연기를 보고 많이 배웠죠. 눈이 풀리고 비틀거리는 장면을 찍으면서 연기를 제대로 한 건지 많이 걱정했습니다.”
그는 내년이면 성인이 된다. 당장 직면한 대학 진학 문제에 관심이 많지만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성인이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기대가 돼요. 악역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면허를 따서 레이싱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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