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시점 T에 확실한 비용 F를 지불하고 주식 E를 사기 위한 방법으로 선도계약이 있다. 또한 오늘 E를 현재 주가 S에 사서 T까지 보유해도 역시 T 시점에 그 주식을 갖게 된다.
이처럼 확정된 비용을 치르고 미래에 주식을 보유하는 방법은 선도거래와 현물거래가 있는데, 합리적 투자자들에겐 두 방법의 총비용이 같아야 한다. 또 선도거래의 총비용 F는 T 시점에 지불되므로, 현물거래의 총비용도 T 시점에서 파악해야 한다.
오늘 S를 지불하고 주식을 사서 T까지 보유하면 S에 대한 이자수입을 포기하는 것이니, 포기한 이자 I까지 합친 금액이 현물거래의 총비용이다. 두 총비용이 같아야 하므로 F = S + I이다. 여기서 이자 I는 (선도거래와 비교하여) 현물거래 시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비용, 즉 기회비용이다.
그런데 현물거래 시 기회비용만 있고 기회혜택은 없을까? 있다. 배당이 그것이다. 현물거래 결과 주식을 보유하면 T 시점 이전에 그 주식으로부터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선도거래의 경우 T 시점이 돼야 비로소 주식을 보유하므로 그 이전에 지급되는 배당을 받을 권리가 없다. 배당 수입은 주식 매수 총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데 이는 현물거래만의 혜택이다.
갑이 오늘 E 1주를 현주가 100원에 사면 3개월 후 배당 10원을, 6개월 후 주식배당 1주를, 그리고 9개월후엔 다시 1주당 배당 10원을 받는다 하자. 1년 후(= T) E 1주를 거래하는 선도계약의 가격 F는 어떻게 될까? 연이자율 r = 12%로 하고 현물거래 시 소요될 총비용을 1년 후 시점에서 계산해 보자.
오늘 투자될 100원의 총비용은 이자까지 합쳐 100×[1+0.12] = 112원이다. 3개월 후 받을 배당 10원을 남은 9개월간 정기예금에 투자하면 10×[1+0.12×(9/12)] = 10.9원이 된다. 6개월 후 주식배당 1주를 받으면 9개월 후엔 갑이 2주를 보유한다. 이 시점에서 1주당 10원 즉 총 20원을 배당으로 받아 남은 3개월간 정기예금에 투자하면 20×[1+0.12×(3/12)] = 20.6원이 된다.
그러므로 T 시점이 되면 주식 2주와 배당금 31.5원(= 10.9 + 20.6)의 수입을 갖게 된다. 이를 위해 지출한 비용은 112원이다. 즉 112원을 지불하여 주식 2주와 31.5원을 얻었다. 현금을 정산하면 80.5원(=112-31.5)을 지불하여 주식 2주를 산 셈이므로 결국 주식 1주를 사기 위한 선도거래의 가격 F = 80.5/2 = 40.25원이 된다.
유 진 <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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