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악화에 '세계 최초' 노트북PC·LCD TV 사업 철수
[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 도시바와 샤프가 경영환경 악화로 ‘자존심’까지 접었다. 도시바는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지닌 노트북 PC사업의 일본 철수를 검토하기로 했고, LCD TV ‘원조’인 샤프는 글로벌 TV부문 철수를 추진 중이다.
1985년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출시한 도시바는 1994년부터 7년 연속 PC시장 세계 최대 업체였다. 하지만 태블릿PC 확대에 따른 수요 감소와 중국 및 대만 업체의 저가 공세로 PC사업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다.
결국 PC와 TV 등 가전사업은 도시바 분식회계의 온상이 됐다. 도시바는 지난 9일 2008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부터 7년간 1552억엔의 순이익을 부풀렸다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올 1분기(4~6월)에도 112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PC와 가전이 속한 라이프스타일사업부문은 지난해 1097억엔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1분기에도 155억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무로마치 마사시 도시바 회장은 14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일본에서 (PC와 가전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이미 지난해 PC의 글로벌 판매 거점을 32개에서 13개로 축소하고, 직원을 20%가량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앞으로 일본 내 사업까지 접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TV사업도 3월 북미에서 생산·판매를 중단하면서 글로벌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샤프도 ‘최후의 보루’로 여겨온 LCD TV와 LCD디스플레이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샤프는 1988년 세계 최초로 LCD TV를 출시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등 경쟁사에 뒤처지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샤프는 지난해 폴란드 TV공장을 슬로바키아 UMC사에 매각한 데 이어 내년 1월엔 북미 TV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LCD디스플레이 사업도 주된 구조조정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샤프가 지난해 전체 매출(7729억엔)의 28%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LCD디스플레이)에 대한 ‘미련’과 이 부분의 구조조정 없이는 생존이 힘들다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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