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회가 노동현안에 대해 타협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특히 국회 입법과정에서 여당과 야당이 정면충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새정치민주연합에선 ‘강압적 합의’라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쉬운 해고를 통한 고용불안 정책”이라며 “국민 삶의 안정과 고용의 질을 하향평준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이 당 소속 김영주 의원은 “노·사·정이 합의했어도 일반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있을 땐 노동개혁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노동계의 팔을 비튼 결과”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번 노·사·정 합의내용을 추가한 근로기준법 등 5개 노동 관련법 개정안을 이번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대하면 환노위 문턱조차 넘어서기 어렵다. 환노위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포함한 야당이 8명씩 동수인 데다 위원장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이 맡고 있다. 국회선진화법도 버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반대는 실상 반대를 위한 반대다. 합의에 의한 개혁을 조건화하더니 막상 노·사·정 합의가 나오니 강압된 합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합의가 야합이라는 것은 곧 한국노총까지 부정한다는 얘기가 된다.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다. 민주노총을 의식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한국노총보다도 근로자 대표성이 떨어진다. 김영주 환노위원장이 일반 근로자의 불이익 운운하는 것도 합당하지 않다. 도무지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번 노·사·정 합의는 앞으로도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저성과자 해고요건, 임금피크제 등 핵심사안은 법제화를 중장기 과제로 미뤄놓고 정부 가이드라인도 충분한 노사 협의를 조건으로 달았다. 아무리 야당이라고 해도 이런 정도의 노·사·정 합의조차 안 된다고 억지를 부리면 곤란하다. 국회 환노위는 특히 그렇다.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는 방치해 이런 갈등이 생기도록 한 것이 환노위였다. 노동개혁에 훼방은 놓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