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7년 만에 '새 단장' 삼성 딜라이트 가 보니…"IT쇼 같은 체험관"

입력 2015-09-13 09:04
삼성전자 브랜드 체험관 딜라이트, 7년 만에 첫 리노베이션
제품 홍보 넘어 '가치 체험' 전면에…기업 비전도 공유



[ 최유리 기자 ] # 얼굴 인식을 통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이 스마트카는 차고에 자동 주차된다. 거실에 앉아 스마트TV를 켜고 집안 가전기기들을 컨트롤한다. 커피머신을 작동시키고 실내 온도를 살짝 높인다. 커피가 내려지는 사이 잠깐 운동을 하기 위해 미러리스 모니터 앞에 선다. 모니터에 뜬 요가 영상에 몸을 맞춰 동작을 교정한다.

삼성전자가 브랜드 체험관 '딜라이트'에 꾸며놓은 미래의 모습이다. 태블릿에 뜬 장면이지만 가상현실(VR) 기기로 체험한 듯 생생했다. 집안을 그대로 옮겨놓은 공간에서 태블릿을 움직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관을 바라보는 각도에서 태블릿을 들면 얼굴 인식으로 문을 여는 영상이 나오고 차고 쪽으로 돌리면 자동 주차 장면을 보여주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3개월에 걸친 새 단장을 마치고 딜라이트를 다시 열었다. 2008년 개관 이후 7년 만의 첫 리노베이션이다.

가장 큰 변화는 딜라이트의 콘셉트 자체다. 기존엔 제품을 나열하는 것에 그쳤다면 재개장 이후엔 제품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는 모바일 화면에 구동시키는 것이 다가 아니다. 카페처럼 꾸며놓은 공간에서 실제 결제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헬스케어 서비스의 경우 실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체험할 수 있다. 자전거에 부착된 센서로 측정한 심박수, 주행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제품이 얼마나 뛰어난지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 현재 트렌드는 소비자를 중심에 두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경험할 수 있는 가치와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펀'한 요소도 살렸다. 1층에 위치한 이모션 존, 센스 존 등을 통해서다. 360도로 둘러싼 커브드 TV를 통해 직접 꾸민 유토피아를 볼 수 있다. 미러 디스플레이에 비친 움직임을 연속 촬영해 작품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총 462대의 삼성전자 제품을 활용했지만 한 브랜드의 홍보관보다는 정보기술(IT) 쇼를 본 느낌이 든 이유다.

딜라이트는 총 면적 2079㎡ 규모에 2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에는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딜라이트샵을 운영 중이다.

하루 2000~2400명이 이곳을 찾으면서 누적 방문객 4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해외 관광객이 전체의 60% 차지하는 만큼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총 7개 국어의 관람 안내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들과 보다 활발한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리노베이션을 기획했다"며 "단순한 홍보관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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