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출 재개 '첫발' 뗀 미국

입력 2015-09-11 18:21
하원 소위에서 허용 법안 통과
민주 반대…상원 통과가 관건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이 자국산 원유(천연가스 포함) 수출 재개를 위한 입법 절차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세계 원유 생산 3위, 천연가스 생산 1위인 미국이 수출을 시작하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산하 에너지·전력소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미국산 원유 수출 금지 조치를 40년 만에 해제하는 법안(HR 702법안)을 구두 표결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1차 오일 쇼크가 있었던 1975년 이후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자국산 원유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원유는 인근 국가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한해 하루 50만배럴 이하로, 천연가스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위주로 에너지부의 승인을 거쳐 수출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등도 2017년부터 미국산 천연가스를 수입할 예정이다.

에너지·전력소위원장인 에드 위트필드 의원(공화당·켄터키)은 이날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출 전면 허용을 요구하는 법안 표결에 앞서 “초당적인 이 법안이 미국산 원유 수출 금지에 관한 구시대적 규제를 없앨 것”이라며 “원유 수출 재개는 미국의 일자??늘리고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법안은 공화당 109명과 민주당 14명 등 총 123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공화당 지도부가 다음주 하원 상임위 전체회의를 거쳐 이달 안에 하원 본회의에서 처리를 끝낸다는 방침”이라며 “관건은 상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원에서도 공화·민주 양당이 비슷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상원 에너지위원회 위원장인 리사 머코스키 의원(공화·알래스카)과 하이디 하이트캠프 의원(민주·노스다코타)이 원유 수출 재개 허용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6표만 더 확보하면 법안을 처리할 수 있다. 상원 의석 수는 공화당 54, 민주 44, 무소속 2석이다. 민주당은 환경파괴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내고 있다.

프랭크 팰론 하원 의원(민주당·뉴저지)은 “석유업계에는 축복이겠지만 미국 소비자에게 득이 될지 불분명하고 특히 일감을 뺏겨 큰 타격을 볼 정유업계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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