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조 넘는 남성화장품 시장] 한국 남자들이 화장품에 눈뜨는 곳은 군대

입력 2015-09-11 18:16
커버스토리 - 군심 사로잡은 화장품

"훈련 때마다 선크림 챙겨발라"
'사제 위장크림' 틈새상품 성공


[ 임현우 기자 ] “지금 제 얼굴이 군대 시절 이렇게 된 거예요. 위장크림을 자주 바르다 보니 피부가 많이 상하더군요.” “야외 훈련이 잦아서 그때부터 선크림을 챙겨 바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의 남성 소비자 조사에서 ‘단골’로 나오는 답변들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남성이 피부 관리와 화장품 선택의 중요성에 눈을 뜨는 큰 계기로 ‘군대’를 지목한다. 징병제라는 한국의 특수한 환경이 화장품시장 성장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대중매체를 통해 패션과 스타일 정보를 풍부하게 접한 신세대일수록 피부에 대한 관심은 두드러진다. 전역한 지 10년이 넘은 남성들이 군 복무 당시 사용한 화장품은 스킨(95.1%)과 로션(82.7%) 정도였고 다른 화장품 비중은 극히 낮았다. 반면 전역한 지 2년이 안 된 남성들은 부대 안에서 스킨과 로션은 기본이고 자외선차단제(28.6%) 에센스(10.7%) 올인원 스킨·로션(14.3%) 크림(7.1%) 등 다양한 제품을 썼다고 답했다.

이런 점을 반영해 랩시리즈, 비오템옴므 등은 군인들에게 할인쿠폰, 무료배송, 기획상품 등을 제공하는 전용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은 군인전용 상품을 내놓으며 잠재고객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공적인 틈새상품 중 하나로 꼽히는 ‘사제 위장크림’이 대표적 사례다.

이니스프리가 2010년 처음 선발된 여성 학군단(ROTC)을 위해 소량 제작한 상품인데, 오히려 남성 병사들에게 열띤 반응을 얻어 지금도 매달 수천개씩 팔리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최근 자외선 차단, 주름 개선, 미백 등 기능성을 강화한 2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스킨푸드 등도 순한 과일 원료를 쓰거나 피지를 빨아들이는 성분을 넣은 위장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박노을 LG생활건강 매니저는 “20~30대 젊은 층에서는 앰풀이나 전동 마사지기까지 화장품 종류가 여성보다 많은 경우도 있다”며 “이들이 주류 소비층으로 진입하면 남성화장품 시장은 더욱 다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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