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전 터 매입 1년-上]주가 흐름으로 본 한전부지 매입 후 365일

입력 2015-09-11 14:56
[ 노정동 기자 ]

오는 18일이면 현대차그룹컨소시엄(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한 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이른바 '10조 쇼크'로 불렸던 지난해 9월18일 이후 주식 시장은 현대차그룹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컨소시엄은 이달 중으로 10조5500억원의 한전부지 매입 대금을 완납할 예정이다. 총 네 번에 걸쳐 나눠 내기로 했던 대금 납입을 모두 완료하면 '말 많고 탈 많았던' 한전 부지는 이제 현대차그룹의 자산이 된다.

부지 매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동안 냉혹했다. 그룹 맏형으로서 부지 매입을 주도했던 현대차 주가는 결론적으로 낙찰 발표 전보다 최대 43% 떨어졌다. 21만원대이던 주가가 12만원대까지 추락했다. 부지 매입 발표 이후 지난 6월까지 31% 가량이 내렸고, 이후 중국 시장 판매량 부진으로 12% 가량이 추가로 하락했다.

10조5500억원을 현대차와 함께 나눠내야 했던 기아차(분담 비율 20%)와 현대모비스(25%)도 마찬가지였다. 기아차 주가는 부지 매입 전보다 최대 31% 가량 내렸고, 모비스도 약 33% 떨어졌다.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 흥행에, 모비스는 지배구조 개선 수혜 기대감에 올 여름 단기 반등하기도 했지만 여전?주가는 부지 매입 전보다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주식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컨소시엄의 부지 매입 결정에 가장 큰 실망을 표출한 건 기관투자자들이다. '10조 쇼크' 소식이 들린 당일 기관은 현대차 주식 113만여주를 한꺼번에 던졌다. 기관은 기아차와 모비스 주식도 이날 118만여주와 29만여주 팔아치웠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시 기관들은 차라리 그 자금을 중국 수요에 대응하는 증설이나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았겠느냐하는 반응이었다"며 "땅을 사는데 그 큰 돈을 쓴다는 사실이 납득이 안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주식비중을 45% 가량으로 유지하던 외국인이 이 비율을 2% 가까이 낮춘 것은 기관의 매도세에 다시 한번 불을 붙혔다. 지난해 9월17일 외국인의 현대차 주식 보유비중은 45.62%였지만 지난해 연말 최저 43.59%까지 줄었다.

외국인은 부지 매입 발표 이후 지난해 연말까지 현대차 주식을 총 7443억원 가량 순매도했고 기관은 2958억원을 팔았다. 하지만 이후 올 연초부터 3개월 간 외국인이 현대차에 대해 3500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뒤에도 기관은 오히려 매도 규모를 대폭 늘려 7400억원어치를 더 팔았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지 매입 발표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매도하면서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는데 외국인 보유 비중이 1% 이상 하락하면서 기관의 매도를 촉발했다"며 "수급상 기관의 매도가 실질적으로 주가하락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주가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여가자 현대차는 지난 7월 그룹 출범 후 첫 중간배당?발표했다.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최대 규모인 2700억원을 중간 배당금으로 쏟아부었다. 또 투명경영위원회 활성화로 주주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계획도 시장에 내놨다.

'10조 쇼크'에 중국 시장 판매 부진까지 겹쳐 어려운 1년을 보냈던 현대차 3인방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5원대였던 데 비해 올 3분기 현재까지 환율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달러화 가치가 대폭 상승하며 1164원대 수준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기아차에 가장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2배에 달하는 데다가 브라질 헤알 등 이종 통화의 영향도 적다"며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1300억원 가량의 환차익 효과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렇게 되면 실적이 나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호재에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최근 각각 15만원대와 5만원대를 회복하며 지난해 연말 수준까지 올라왔다. 현대모비스도 환율 효과에 18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를 최근 20만원 위로 끌어올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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