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숍 '지하철 전쟁'…미샤 밀어낸 네이처

입력 2015-09-10 18:43
1~4호선 68개 매장 따내

미샤 '직격탄'…기존 매장 49개 철수
"초대형 광고판" 후발 주자들 공 들여


[ 임현우 기자 ]
서울 지하철역 상가에서 ‘미샤’ 매장이 대거 문을 닫고 그 자리에 경쟁사인 ‘네이처리퍼블릭’이 들어선다. 서울 1~4호선 지하철역의 68개 화장품매장 운영권이 걸린 입찰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이 미샤를 밀어내고 노른자위 목을 싹쓸이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서울메트로의 화장품매장 임대차 입찰에 참여해 최종 낙찰받았다”고 10일 밝혔다. 강남·홍대입구·신촌·선릉·고속터미널·사당 등 57개 역사 내 68개 매장을 3년간 운영하고, 계약사항 준수 시 2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서울역 등의 34개 매장을 A그룹, 시청역 등의 34개 매장을 B그룹으로 묶어 입찰에 부쳤다. 입찰 참가자격은 화장품 전문업체로 제한했고 3년 임대료로 A그룹은 최소 99억원, B그룹은 최소 94억원을 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 미샤 등 경쟁업체를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A그룹에 162억원, B그룹에 149억원 등 총 312억원을 제시해 A·B그룹 68개 매장을 모두 가져갔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이번에 낙찰받은 곳에는 유동인구 최상위권인 핵심 지하철역이 모두 포함됐다”며 “매출은 물론 브랜드 홍보효과가 더해져 회사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네이처리퍼블릭은 기존 역사 매장을 포함해 서울, 부산 등 전국 지하철역에 화장품업계 최다인 155개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직격탄을 맞게 된 건 입찰대상 68개 매장 중 49개에 입점해 있던 미샤다. 미샤는 최근 49개 매장을 모두 철수시켰다. 미샤는 2008년 서울메트로 14개 역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지하철 매장을 적극 활용해왔다.

2012년에는 서영필 에이블씨엔씨(미샤 운영업체)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의 정 대표로부터 서울메트로와의 계약 포기를 종용하는 협박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전체 매출의 10% 안팎이 지하철역에서 나온다고 알려진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이날 12.83% 하락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첫 계약 당시보다 임대료가 30~40%나 뛰어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애초부터 무리한 액수를 써낼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지하 상권’에 공을 들이는 화장품업체는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등 2000년대 창업한 후발주자들이다.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대형 광고판과 같은 홍보효과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상 매장과 달리 비나 눈이 와도 매출 타격이 전혀 없고 주요 지하철역 상가가 웬만한 복합쇼핑몰 못지않게 대형화하는 추세라는 것도 유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역에 따라 유동인구가 큰 편차를 보이고, 이른바 ‘뜨내기 손님’이 많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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