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두노조 설립 54년만에…노·사·정 협의회로 이관
부산항만협의회, 협약 체결
"고질적 채용비리 근절 기대"
[ 김태현 기자 ]
부산항운노조가 부산항의 항만 노무인력 공급 독점권을 포기했다. 부산항의 항만인력 공급권은 노·사·정이 참여하는 협의회에서 맡는다. 항운노조가 노무인력 독점 공급권을 포기한 것은 1961년 노조 설립 이후 54년 만이다.
부산항만 관련 노·사·정 대표는 8일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5층 회의실에서 ‘부산항 항만인력 수급관리협의회 노·사·정 협약’을 맺었다. 노측에서 김상식 부산항운노조 위원장, 사측에서 최성호 부산항만물류협회장과 최만기 부산항만산업협회 수석부회장, 정부 측에선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과 전기정 부산해양수산청장,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 내용은 그동안 부산항운노조가 독점해온 항만 노무인력 공급권을 노·사·정이 참여하는 항만인력 수급관리협의회에서 맡기로 한 것이 골자다. 협의회에는 부산항운노조와 부산항만물류협회·부산항만산업협회, 부산지방해양수산청·부산항만공사가 각각 노·사·정 자격으로 참여한다. 노·사·정이 참여하는 항만인력 수급관리협의회가 구성된 것은 전국 항만 중 부산항이 처음이다.
앞으로 부산항의 인력 공급은 6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수급관리협의회에서 결정한다. 협약에 따르면 부산항 인력관리 적용 대상을 하역사업자(하역사가 고용한 상용직원 제외)와 화물고정사업자로 한정했다.
협의회는 부산항의 적정 인력을 산정하고 인력 채용 기준, 교육·훈련, 기타 항만인력 채용의 투명한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앞으로 인력 채용은 항운노조에서 결원 인력의 2배수 이상을 추천하고 실무협의회가 서류와 면접시험을 통해 이를 1.5배로 압축해 올리면 수급관리협의회에서 최종 심의·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항만인력 채용 권한이 항운노조에서 협의회로 넘어가면서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항운노조의 채용비리는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상식 부산항운노조 위원장은 “협의회가 가동되면 더 이상 노조가 노무 공급 독점권을 행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채용과 인사 과정에서 비일비재했던 금품수수 등의 고질적 비리 의혹은 사라질 것”이라며 “신뢰받는 노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최성호 부산항만물류협회장은 “항만인력 채용이 투명해지면 조합원의 고용안정, 노동시장 안정화와 함께 하역사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항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결국 부산항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석 해수부 차관은 “노·사·정이 화합과 상생이라는 목표에 따라 통 큰 결단을 내려줘 부산항이 세계 2위의 환적항으로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할 것” 繭窄?“산업계 노동개혁의 모범사례인 만큼 전국 항으로 노·사·정 평화를 확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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