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다시 북적이는 명동…"환잉광린, 요우커"

입력 2015-09-08 15:27
수정 2015-09-08 15:42

"페이창 하오츠!(정말 맛있어요!)"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길의 유명 먹거리로 손꼽히는 32cm 아이스크림 집 앞. 중국인 리포터가 길쭉한 소프트아이스크림과 마이크를 양손에 들고 카메라 앞에서 웃음지으며 "맛있다"를 연발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여파로 대목인 여름 휴가기를 그냥 보냈던 명동이 다시 북적이고 있다. 메르스 우려로 부진했던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회복세로 돌어선 덕이다.

이날 오후 명동 들머리인 눈스퀘어 앞길은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노점상이 양쪽에 늘어선 거리를 중국인 관광객들은 양손에 구입한 물품 봉지를 들고 누볐다. 군데군데 단체복을 맞춰 입은 여행객들도 눈에 띄었다.

화장품 가게 점원들은 거리로 나와 요우커 모시기에 나섰다. 일부 매장에서는 계산을 하려는 요우커들이 줄을 선 모습도 보였다.

명동 화장품 매장 점원들은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메르스 여파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7월에는 정말 어려웠는데 8월 중반께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며 "달팽이, 금 성분 함유 제품과 관광객 전용 상품을 전면에 배치하고 추가 할인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8월 중순께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더페이스샵의 명동 지역 5개 매장 8월 매출은 전월 대비 50% 증가했다.

명동 인근의 면세점도 요우커들로 활기를 띄었다. 소공동 롯데면세점에서는 K-뷰티 브랜드 매장 앞마다 요우커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후' 등 고가 브랜드에서는 여러세트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요우커들이 많았다. 점원들은 주요 제품 모델과 가격이 표시된 팸플릿을 요우커들에게 나눠주고 구입 목록을 기입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잇츠스킨',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로드숍 브랜드 매장에도 저렴한 가격에 한국화장품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렸다. 특히 직원들이 꾸준히 새 상품 박스를 실어 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요우커 관련 매출이 회복되고 있지만 올해 초와 5월 노동절 당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중국의 중추절(9월26~27일)과 국경절(10월1~7일)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한 채비에 바쁜 모습이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던 7월에는 시내 면세점의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했고 8월에도 절반 수준 회복에 그쳤다"며 "중추절과 국경절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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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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