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는 공공기술(2) 新시장 만드는 기업들
EMK 등 '에코 마그네슘'
글로벌 자동차·항공기 기업에 공급
[ 박근태 기자 ]
산업용·의료용 레이저 생산업체인 레이저옵텍은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의료용 피코초(1피코초는 1조분의 1초) 레이저를 함께 개발했다. 피코초 레이저는 병원에서 수술이나 피부 시술에 사용하는 나노초(1나노초는 10억분의 1초) 레이저보다 쏘는 시간이 짧아 문신이나 검버섯을 제거하는 데 사용한다. 시술과정에서 생기는 화상과 같은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 기존 의료 레이저 기기를 대체할 틈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성형 선진국인 미국은 물론 한국의 성형 문화에 관심이 많은 중국 동남아시아로의 수출 전망이 밝다.
소재 전문회사 EMK(옛 HMK)와 동남정밀, 보원경금속, 대원강업 등은 차세대 마그네슘 소재와 이를 이용한 부품 생산체계를 갖췄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과 함께 가볍고 단단한 소재로, 자동차와 항공기 등 시장에서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공기와 빠르게 반응하는 활성금속인 마그네슘은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있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들 회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5년간에 걸쳐 이 문제를 해결한 ‘에코 마그네슘’을 개발했다. EMK가 자동차회사 포르셰에 신소재를 공급한 데 이어 EMK와 보원경금속, 대원강업은 내년부터 항공기와 고속철, 자동차에 최고급 시트를 공급하는 독일 레카로에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원래 이 기술은 중국과 영국, 일본이 주도했다. 국내 마그네슘 연구개발(R&D)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덕분에 최근 주목받는 네 개 마그네슘 신소재 가운데 두 개를 국내에서 개발했다.
공공연구기관과의 협업으로 성과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KAIST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이 설립한 미래과학기술지주에서 출자를 받은 크레셈은 백경욱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이방성 전도성 필름(ACF) 초음파 접합 기술을 이전받아 상용화에 나섰다. ACF는 필름 형태로 스마트카드와 액정표시장치,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전자부품을 기계적·전기적으로 붙이는 기능을 한다. 세계적으로 5500억원에 이르는 ACF 장비 시장을 대체할 유망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엠모니터는 경북대 신산업창조프로젝트사업단이 추진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바이러스와 세균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진단 기기를 개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공공연구기관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한 기업이 늘면서 신산업 창출은 물론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고 있다. 공공연구기관이 기술과 자본을 출자해 세운 연구소기업 고용인원은 2009년 237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50명으로 늘었다. 연구소기업은 지난해 89개에서 올해 7월까지 118개로 크게 늘었다. 이들 기업의 사업이 커질수록 고용 인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이슈] 40호가 창 보면서 거래하는 기술 특허출원! 수익확률 대폭상승
2015 한경스타워즈 실전투자대회 개막..실시간 매매내역,문자알림 서비스!!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