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년…미리 보는 인재포럼] '아시아 허브'로 성장한 싱가포르

입력 2015-09-06 19:32
수정 2015-09-07 13:08
1인 GDP 5만6287달러…미국·일본 웃돌아
인구 39%는 외국인


[ 임근호 기자 ]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시아연방에서 독립한 뒤 5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1976년 이후 연평균 6.8%의 가파른 경제성장률로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5만6287달러를 달성했다. 미국(5만4763달러)과 일본(3만6193달러)을 웃돈다. 깨끗한 공기와 물, 인종 간 화합, 효율적인 정부, 시민의 질서의식은 싱가포르의 자랑거리다.

올 3월 세상을 떠난 리콴유 초대 싱가포르 총리의 독재에 가까운 통치는 비난받기도 했지만 그의 실험적인 국가 운영은 지금도 많은 국가에서 훌륭한 연구 사례로 활용된다. 과감한 해외 인재 유치도 그 가운데 하나다. 현재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540만명 중 39%는 외국인이다. 공사장이나 가정부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도 있지만 구글, UBS, 도이체방크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과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브레인’이 많다.

해외 고급 인재들이 싱가포르를 ‘제2의 고향’으로 여기게끔 하는 것이 싱가포르의 목표다. 외국인은 체류 2년만 지나면 영주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가족 뿐 아니라 친부모, 배우자의 부모, 21세 이상의 자녀 등 가족 동반을 폭넓게 허용한다.

영주권을 받은 외국인은 사회통합프로그램을 통해 이웃과 친목을 도모하고, 역사 탐방을 가는 식으로 싱가포??동화하도록 한다.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은 “한국에서는 파격적인 대우를 제안하며 어렵게 데려온 해외 고급인력이 얼마 지나지 않아 출국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싱가포르처럼 외국인이 지역사회에 동화하며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같이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는 1990~2004년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건국의 아버지’인 리 전 총리의 후계자로서 부담도 컸으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1년 주싱가포르 미국대사관 테러 위협, 2001~2003년 싱가포르 경기침체 등 큰 사건들을 원만히 해결하며 싱가포르가 완전히 선진국으로 자리잡는 데 공을 세웠다. 2004년 총리직을 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 현 총리에게 물려준 뒤 명예선임장관으로 정책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