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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1000회 맞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 김보영 기자 ]
지난 6월 한 40대 여성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한 ‘인면수심’ 사건에 인터넷은 들썩였다. 목사인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성폭행과 성매매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두 10대 아들까지 성학대에 노출됐다는 사실에 누리꾼들은 경악했다. 해당 글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다른 커뮤니티 등에 퍼지며 소문은 일파만파 번졌다. 이들이 한 무속인의 지시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이 나간 뒤에야 사건은 일단락됐다.
SBS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5일 방송 1000회를 맞았다. 1992년 3월31일 첫 방송 ‘이형호 어린이 유괴 사건-살해범의 목소리’가 나간 지 23년5개월 만이다.
이 프로그램이 얽히고설킨 사건의 이면을 전달하기 위해 취한 형식은 ‘추리극’. 결론을 미리 알려준 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을 나열하는 평면적 방식이 아니라 시청자가 직접 실마 ??찾아나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흥미진진한 형식과 진행의 매끄러움, 소재가 고루 각광받으며 방송 초기부터 화제를 모았다.
성역 없이 다양한 사회 부조리를 알려온 이 프로그램은 강력범죄, 인권, 역사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조명했다. 시청률 기록이 남아 있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방송분은 2008년 4월 전파를 탄 ‘인간의 조건2 자식만을 믿은 죄-해외고려장’(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17.2%). 해외에서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노부부가 캐나다로 이민 간 자식들에게 전 재산을 정리해 보낸 뒤 캐나다에 입국했지만 자식들과 연락이 끊겨 불법체류자 신세가 된 사연을 다뤘다.
최근 방영된 세 모자 성폭행 사건 관련 방송분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누가 그들을 폭로자로 만드나’, ‘위기의 세 모자-그들은 왜 거짓 폭로극에 동참하나?’ 등도 올해 방송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인 11.1%를 기록하며 화제를 낳았다.
방송을 통해 경찰이나 검찰이 재수사에 들어간 사건도 많다.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수지 김 사건,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고(故) 김선일 씨 피랍살해사건,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세월호 참사 등 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다루며 올해 언론인권상 특별상, 2009년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등을 받았다.
1대 진행자인 배우 문성근을 포함해 프로그램 진행자는 큰 사회적 영향력을 미쳤다. 박원홍 전 국회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정계에 진출한 진행자도 있다.
2008년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배우 김상중(사진)은 “진행하면서 만난 수많은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나한테 벌어졌다’고 한다”며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00회 특집으로 5일부터 3부작으로 우리 사회 권력의 곪은 곳을 집중 조명한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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